“홍대에 전혀 어울리지 않는 오정해입니다.”
지난 1월28일 열린 〈귀향〉 후원 감사 콘서트의 한 장면. 오정해씨가 〈사철가〉를 부르고 ‘고수’로도 활동해온 영화 〈귀향〉의 조정래 감독이 북을 잡아 장단과 추임새를 넣어주고 있다. 제이오엔터테인먼트 제공
배우이자 소리꾼인 오정해씨가 무대에 올랐다. 그의 소리는 의 고개를 넘어, 영화 의 한 대목인 로 이어졌다. 사계절 내내 이름 모를 타국 땅에서 “왜 왔던고 왜 왔던고”()란 한 맺힌 눈물을 쏟았을 위안부 피해 소녀들의 넋에 보내는 소리처럼 들렸다. 그룹 V.O.S 출신 박지헌씨는 뮤지컬 의 삽입곡 의 가사를 “귀향의 기도, 신이여 허락하소서”라고 바꿔 부르며 노래의 절정으로 관객을 끌고 갔다. 소녀들의 넋이 길을 잃지 않고 다시 엄마 품으로 돌아오기를 바라는 기도 같은 노래였다.
지난 1월28일 저녁 서울 홍익대 앞 롤링홀에서 ‘영화 후원 감사 콘서트’가 열렸다. 이 포털 ‘다음’의 ‘뉴스펀딩’을 통해 진행한 제작비 마련 프로젝트(‘언니야, 이제 집에 가자’ [바로가기])에 동참한 후원자를 초대한 공연이었다. 지난해 12월18일 시작한 이 프로젝트는 1월30일까지 2억5천만원에 가까운 제작비를 모았다. 1만4300여 명의 시민이 후원에 참여했다. 콘서트엔 공연장 규모를 고려해 170명(선착순)의 후원자가 초대됐다. 의 조정래 감독은 “뉴스펀딩 외에 따로 제작진의 계좌로 후원하거나 약속한 분들의 금액이 추가로 1억5천여만원에 이른다”고 말했다. 은 1943년 15살 전후에 위안부로 끌려간 소녀들의 과거를 비추고, 현재를 사는 16살 무녀가 타지에서 숨진 어린 넋들을 불러내 고향으로 데려오는 내용의 영화다. 투자자를 구하지 못해 11년간 표류하던 작품이었다.
이번 콘서트의 출연자들은 에 힘을 보태겠다며 무료로 무대에 섰다. 오정해, 김장훈, 자전거 탄 풍경(송봉주), 박지헌, 밴드죠, 레드로우, 김광석(기타리스트), 퓨전국악그룹 ‘AUX’, 김현경 아나운서 등이 공연에 동참했다. 롤링홀도 무대를 무료로 내줬다. 대부분의 관객은 3시간 가까운 공연이 끝날 때까지 자리를 지켰다.
조 감독은 “무대에서 후원자 분들의 얼굴을 보는데 말로 표현하기 힘든 감격이 밀려와 울컥했다”고 말했다. 그는 “후원자가 많아지면서 어깨가 무거워졌는데 날 바라보는 후원자 분들의 눈빛에서 ‘힘을 내라’는 응원이 느껴졌다”고 했다. 콘서트엔 온 한 남성 후원자는 “후원하지 않고 (가만히 있는 것을) 견딜 수가 없었다. 내가 경험하지 못한 아픈 역사이지만, 이 영화를 꼭 (극장에서) 볼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장훈씨는 따로 모금한 후원금(460여만원)을 감독에게 전달했다. 그는 “영화가 만들어지는 기적에 동참하게 돼 내가 감사할 뿐이다. 영화가 잘 만들어져 (위안부 문제에 대한) 세계인의 인식이 바뀌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오정해씨도 “몇 분 남지 않은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의 상처에 위로가 되는 영화가 되기를 간절히 바란다”고 응원했다. 지난 1월26일 황순선 할머니가 세상을 떠나면서 정부에 등록된 위안부 피해 생존자는 54명으로 줄었다.
은 3월부터 본격 촬영에 들어가 광복 70주년인 올해 8월께 영화를 공개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감독은 실제작비 규모를 12억원 정도로 잡고 있다. 홈페이지(http://guihyang.com)를 통해 영화 후원에 참여할 수 있다. 최근 가 시민의 힘으로 만들어지는 의 제작 과정을 한국에서 취재하고 가는 등 국제적인 관심도 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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