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정적인 몸짓과 파격적인 노랫말을 앞세워 ‘멕시코의 마돈나’로 떠오르며 1990년대 중남미에서 큰 인기를 얻었던 여가수 글로리아 트레비(31)가 브라질의 감옥 안에서 임신한 사실이 밝혀져 현지 언론들의 도마에 올랐다.
브라질 연방경찰은 최근 트레비에 대한 임신검사를 실시한 뒤 “그는 현재 임신 5개월”이라면서 “아버지가 누구인지, 어떻게 임신하게 됐는지 등에 대해 정밀조사를 벌이고 있다”고 발표했다. 트레비는 98년 “가수로 성공시켜 주겠다”며 어린 소녀들을 꾀어낸 뒤 자신의 매니저이자 연인인 세르히오 안드라데의 성적 노리개로 전락시킨 혐의를 받아, 수사를 받던 중 브라질로 도망쳤다. 그러나 지난해 1월 안드라데와 함께 브라질에서 붙잡혀 브라질리아의 파푸다 교도소에서 수감생활을 하고 있는 중이었다.
남자와 여자가 엄격하게 분리 수용돼 있는 교도소에서 그가 어떻게 임신할 수 있었는지는 아직까지 알려지지 않고 있다. 브라질 사법당국 역시 트레비가 아이의 아버지를 말하지 않아 애를 먹고 있다. 트레비쪽 변호사는 “트레비가 불과 몇주 전까지 흉악범들이 우글거리는 연방경찰 시설에 수용돼 있다가 최근에야 파푸다 교도소로 옮겨졌다”며 “그곳에서 성폭행당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트레비가 수감됐던 연방경찰 시설은 배우자의 면회도 허용되지 않는데다 감시가 철저하기로 소문난 곳이어서 교도관 등 내부 관계자가 연루됐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현지 언론들은 이런 정황을 들어 당시 함께 수감됐던 그의 매니저 안드라데나 거물급 마약 밀수범인 루이즈 페르난두 다 코스타 등 수용자는 물론 교도관이 아이의 아버지일 가능성도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와 함께 곧 멕시코로 추방돼 미성년자 성폭행 혐의로 처벌받을 위기에 처한 트레비가 추방당하지 않기 위해 ‘자발적으로’ 임신했을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브라질은 ‘국내에서 아기를 낳은 외국인 범죄자는 추방할 수 없다’고 규정한 형법 조항을 최근 “임신부나 산모도 추방대상이 될 수 있다”고 고쳤지만, 법률전문가들은 이에 대해 아직까지 엇갈린 해석을 내놓고 있는 실정이다.
이상록 기자/ 한겨레 국제부 myzoda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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