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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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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의점에서도 ‘착한 초콜릿’을

2월11일부터 훼미리마트·홈플러스서 공정무역 제품 판매…
<한겨레21> 정기구독 신청 땐 아름다운가게 초콜릿 선물
등록 2010-02-09 16:21 수정 2020-05-03 04:25

꼭 1년 만이다. 지난해 초 ‘초콜릿은 천국의 맛이겠죠’(745호 표지이야기) 기사로 공정무역 초콜릿을 소개한 지 1년 만에 편의점과 대형마트에서도 ‘착한 소비’를 할 수 있게 됐다. 훼미리마트와 홈플러스가 2월11일부터 전국 매장에서 아름다운가게의 공정무역 초콜릿인 ‘초코렛’을 판매하기로 한 것이다.

뜨거운 반응 이끌었던 ‘공정무역 초콜릿’

공정무역 초콜릿 ‘초코렛’의 홍보대사로 위촉된 가수 김C. <한겨레21> 류우종 기자

공정무역 초콜릿 ‘초코렛’의 홍보대사로 위촉된 가수 김C. <한겨레21> 류우종 기자

지난해 보도 이후, 독자는 공정무역 초콜릿에 열광했다. 여남은 살 어린이들이 하루 종일 카카오밭에서 일한다는 사실을 알게 됐고, 초콜릿값 1천원 가운데 카카오 생산자의 손에 쥐어지는 돈은 고작 20원인 현실을 바꾸자는 데 공감했다. ‘클라로’ 초콜릿을 판매하는 한국공정무역연합엔 지난해 2월 한 달새 1년치 주문량이 밀려들었고, ‘다크 초콜릿’을 판매하는 아이쿱 생협을 비롯해 페어트레이드코리아 등 다른 공정무역 초콜릿 판매처도 매출이 올랐다.

그런데 ‘착한 초콜릿’을 사먹는 일은 수고와 기다림이 필요했다. 살 수 있는 곳이 특정한 매장이나 온라인 쇼핑몰 등으로 제한돼 있다 보니, 초콜릿을 먹고 싶을 때 손쉽게 살 수가 없었던 것이다. 독자들의 가장 많은 ‘원성’도 “마트나 편의점, 동네 가게에선 사고 싶어도 살 수가 없다”는 것이었다.

아름다운가게는 이 점에 주목했다. 유통의 핵심인 편의점과 대형마트 설득에 나선 것이다. ‘초코렛’을 팔기로 확정한 곳이 아직은 훼미리마트와 홈플러스 두 곳뿐이지만, 다른 곳과도 협의를 계속할 계획이다. 2월8일 오후엔 서울 안국동 아름다운가게 본사에서 대형 유통업체에 공정무역 참여를 촉구하는 기자회견도 연다. 한수정 아름다운가게 간사는 “공정무역을 모르는 소비자라도 마트나 편의점에서 우연히 ‘초코렛’을 집어들고 공정무역을 알게 되고 동참할 수 있다면 얼마나 의미 있는 일이냐”며 “‘초코렛’뿐만 아니라 다른 공정무역 제품도 대형 유통업체 어디서든 쉽게 살 수 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공정무역 확산을 위한 캠페인도 펼친다. 대표적인 게 가수 김C를 ‘초코렛’ 홍보대사로 위촉한 것이다. 김C는 2월3일 서울 신촌의 훼미리마트 매장에서 ‘초코렛’ 온라인용 광고 촬영도 마쳤다. 그는 “홍보대사를 맡아 공정무역을 제대로 알 기회가 생긴 것 같다”며 “보통 먹는 초콜릿이 정직하게 일한 생산자들에게 제대로 대가를 지불하지 않고, (카카오를 사들여 초콜릿으로 가공해 판매하는) 다국적기업만 폭리를 취한다는 사실을 많은 사람들이 알게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C가 출연한 광고는 아름다운가게 홈페이지(beautifulcoffee.org)에서 조만간 볼 수 있으며, 유튜브·아프리카·디씨인사이드 등 인터넷 사이트에도 게재될 예정이다.

도 공정무역 확산 운동에 동참한다. 2월 한 달 동안 홈페이지(h21.hani.co.kr)에서 정기구독을 신청하는 신규 독자에게 아름다운가게의 ‘초코렛’ 2종 세트를 선물한다. ‘초코렛’은 페루산 유기농 카카오 함량 55%와 75% 두 종류로 각각 40g, 2천원에 출시됐다. 주원료인 카카오는 페루 중부 우아누코 지역의 나랑히요 생산자 조합에서 유기농으로 생산한다.

가수 김C 공정무역 홍보대사 위촉

한 번도 초콜릿을 먹어보지 못해 “초콜릿은 천국의 맛이냐”고 물었던 코트디부아르의 열네 살 농부 에브라임이 카카오밭에서 일하는 대신 학교에서 공부할 수 있는 날이 올까? 공정무역 초콜릿을 어디서든 살 수 있다면, 공정무역이 상식이 된다면, 적어도 에브라임이 초콜릿을 맛볼 수 있는 날은 한발 더 다가오지 않을까.

조혜정 기자 zest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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