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농구선수 이상민의 등번호 가치는 얼마일까? 서장훈의 사진은 누구나 쓸 수 있나? 일본서 뛰고 있는 야구선수 이종범의 캐릭터 소유권은 누구한테 있나? 알 것 같으면서도 머리를 갸우뚱하게 만드는 이런 질문들은 그동안 정리된 해답이 없었다. 이른바 스포츠 지적재산권 문제이지만, 국내에서의 논의는 무풍지대였기 때문이다.
한국농구연맹(KBL)의 신영락(37) 사업홍보 과장이 최근 국민대 스포츠산업대학원 석사 논문으로 ‘스포츠 자산의 라이센싱에 관한 연구’를 제출하면서, 우리나라에서도 스포츠 지적재산권 논의가 본격적인 걸음마를 시작하게 됐다. 이 책은 미국과 영국, 캐나다 등 외국의 사례를 비교 연구해, 선수의 초상권이나 로고의 가치 등 스포츠 지적재산권 문제를 이론적으로 체계화했다.
논문에 따르면 이상민의 등 번호와 서장훈의 사진을 사용하려는 사람은 한국농구연맹과 계약을 맺어야 한다. 애초의 권리는 이상민과 서장훈 등 선수에게 있었지만, 선수가 소속 구단과 계약하면서 ‘상품화’ 권리를 한국농구연맹에 위탁했기 때문이다. 이종범의 캐릭터는 초상권에 해당하는 부분으로 민법상 이종범의 권리다. 따라서 수요자는 이종범의 허가를 얻어서 만들거나 사용해야 한다.
신 과장은 논문에서, “세계적으로 스포츠 마케팅은 파이를 키우기 위해 개인보다는 리그 전체차원에서 사업을 통합하고 있다”며 “이런 문제 때문에 초특급 선수들의 반발도 있다”고 지적한다. 신 과장은 “앞으로 국내 스포츠 선수의 이미지는 점점 그 가치가 높아질 것”이라며, “구단과 리그는 선수 지적재산권의 상품화뿐 아니라 수익 배분에도 고민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신 과장은 업무 시간 외에 짬을 내 지적재산권단체 등 현장을 일일이 방문해 논문 자료를 구했다. 이 때문에 2년여 동안 하루 4시간 이상을 자지 못했다고 한다.
김창금 기자/ 한겨레 체육부kimc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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