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프라이부르크(독일)=글·사진 박수진 기자 jin21@hani.co.kr

환경강국 독일에서는 학교에서도 환경보호와 자원절약이 주요 관심사다. 교과서 정책이 대표적이다. 독일에서 교과서는 모두 무상 대여다. 매년 아래 학년에게 대물림되기 때문에 공짜로 교과서를 쓰지만, 책을 지저분하게 만들거나 잃어버리면 벌금을 내야 한다. 같은 책을 계속 찍어내서 생기는 낭비를 줄이기 위해서다.
독일 프라이부르크 보봉에 사는 클라라 라덴버거(17·고교 2년)가 보여준 생물 교과서 앞장에는 학생 이름과 책의 등급을 쓰는 칸이 마련돼 있었다. 학년이 시작할 때 도서관 앞에 줄을 서서 책을 받고, 책장 앞 빈칸에 이름과 등급을 적는다. 물론 바코드를 통해 기계에도 입력된다. 책의 등급은 다섯 등급이다. 새 책은 5등급, 새 책 같은 헌책은 4등급, 모서리가 닳은 책은 3등급 등이다. 5등급의 책을 받으면 4등급 이하로 책을 더럽히면 안 된다. 클라라는 “중학교 3학년 땐가 책에 물을 엎질러서 10유로를 낸 적이 있어요. 책을 잃어버리면 80유로나 내야 해요. 저절로 책을 소중히 하게 되죠”라고 말했다.
밑줄 긋는 것, 여백에 단어를 쓰는 것, 책장을 접는 것 등이 모두 금지사항이다. ‘불편하지 않냐’는 질문에 클라라는 “처음부터 그렇게 사용해왔기 때문에, 책에 뭘 써야 할 필요를 못 느껴요. 공책에 적으면 되죠. 괜한 나무를 베어내지 않는 게 더 중요하고요”라고 답했다.
독일에서는 우리의 초등학교에 해당하는 기초교육 단계에서부터 환경 마인드를 꼼꼼히 채워넣는다. 생물, 물리·기상, 화학, 지리, 교통교육, 가정, 사회적 학습 등 교과목마다 환경보호라는 주제는 중요하게 다뤄진다. 라덴버거는 “교실에 ‘절약탐정’도 있어서 교실 불 끄기, 교실에 있는 전기제품의 전원 뽑기, 겨울에 문 열어두지 않기, 쓰레기 분리수거 체크하기 등 다양한 감시활동을 통해 ‘친환경 실천’을 돕는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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