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경욱 기자dash@hani.co.kr
국립무용단의 부부 무용수 정관영(37), 정유진(34)씨는 지난달 전은서(4)양의 어머니가 보내온 편지 한 통을 손에 쥘 수 있었다. “백혈병으로 힘들어하는 딸을 보면 가슴이 아파 한강에 뛰어들 생각도 했었습니다. 두 분 도움에 아이가 나을 수 있었어요. 정말 고맙습니다.”

정씨 부부와 은서의 인연은 2006년 4월에 시작됐다. 부부가 국립무용단에 입단한 것은 1999년이었다. “그때 동기 가운데 눈길을 끄는 사람이 있었어요. 지금의 아내예요.” 관영씨가 웃으며 말했다. 2001년 결혼에 골인한 부부는 2년 뒤에 첫 아이 ‘재은’이를 출산하기에 이른다. 아이의 몸짓 하나하나에 넋이 빠져 있을 때 우연히 라디오를 통해 백혈병으로 고통받는 아이들의 사연을 접하게 됐다. 유진씨는 “국립무용단 공연이 아니라 우리가 개인적으로 공연을 열게 되면 수익금은 백혈병 아이들을 위해 쓰자”고 제안했다. 관영씨는 흔쾌히 동의했다.
이들의 약속은 2년 뒤 현실이 된다. 2006년 4월14일 정씨 부부는 이라는 공연을 열었다. 4월14일은 부부의 결혼기념일이다. 가족이 함께 즐길 수 있는 공연을 하고 싶어 3만~5만원 하는 입장료를 1만원으로 내렸다. 4인 가족이 공연장을 찾더라도 크게 부담이 안 될 것 같아서였다. 국립극장 달오름극장의 객석 400석이 관객으로 가득 찼다. 이들은 수익금 400만원을 현대 아산병원을 통해 은서에게 전달했다. “관객에게 감사해요. 백혈병 아동 돕기라는 취지를 좋게 봐주신 것 같아요.”
2년의 시간이 지난 지금 정씨 부부는 새로운 도전을 기획하고 있다. 이들은 2월26~27일 이틀 동안 달오름극장에서 을 공연한다. 양반과 기생의 신분을 넘어선 사랑 이야기다. 공연의 부제는 ‘제2회 백혈병 아동 기금 모금 공연’. 관영씨가 직접 대본을 썼고 양반 역을 맡는다. 기생 역은 물을 것도 없이 부인 유진씨다. 관람료는 2년 전처럼 1만원으로 정했다. “고통받는 아이들이 없어질 때까지 무대에 설 수 있으면 좋겠어요.” 부부가 환하게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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