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소희 기자 sohee@hani.co.kr
▣ 사진 윤운식 기자 yws@hani.co.kr
박하재홍(30)씨는 래퍼다. 평화활동가, 환경운동가, 채식주의자다. 생업은 ‘아름다운 책방’ 신촌점 매니저. 많은 꼬리표가 있지만, 박하씨에게는 모두 ‘같은 장르’의 일이다. “열정과 재미를 품은 일”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군 복무 시절 채식주의자로 취사병을 지원했고, 별로 뜻없는 대학 공부는 그만뒀으며, 2002년 ‘아름다운 가게’에 채용된 뒤에는 ‘성실히’ 근무하면서 업무 시간 외에는 평화활동과 음악활동을 해왔다.

그의 팀 ‘실버라이닝’은 평화운동 진영에서 명성이 높다. 그는 “랩이라는 장르가 비교적 ‘신선’하고 무엇보다 무대에 자주 서서 그런 모양”이라고 했다. 이 팀은 지난 4년간 모두 240여 회 공연을 했다. 한 달에 5번꼴이다. 팀원들이 동의하는 취지의 무대에는 여건이 되는 한 달려간다. 매주 토요일 서울 대학로의 ‘길거리 공연’도 3년간 빠짐없이 해왔다. 실버라이닝은 먹구름 뒤 해가 비치면 은빛 테두리가 생기는 모양을 뜻한다. 희망의 다른 이름이다. 박하씨는 “‘어둠’을 부정하지 않는 ‘빛’이 좋아 이런 이름을 붙였다”고 했다.
‘철들기’ 전 스쿨밴드 활동을 하고 가수들 뒤에서 춤을 추기도 했던 박하씨는 ‘철 좀 든’ 뒤에는 랩을 자신의 장르로 택했다. 랩이 주는 리듬감과 음성으로 만들어내는 ‘타악성’이 좋아서다. 그에게 “박자를 쪼개고 당기고 감정을 만들며, 내 생각을 가사로 담는 것은 거듭 느낄수록 매력적인 일”이다. 작사·작곡한 곡은 데모곡부터 모두 인터넷에 올려 누구나 내려받게 했다(www.silverbeat.net). 음반 활동이 아니라 무대 활동이 주가 되므로 ‘저작권’을 고집할 이유가 없어서다. 출연 요청이 잠시 줄어드는 1~2월에는 신곡을 만드는 데 집중하고 있다.
박하씨는 ‘근무부서’인 아름다운 책방의 별칭을 ‘뿌리와 새싹’으로 달았다. 같은 이름의 환경운동처럼 “동물, 환경, 이웃을 위한 용기와 행동을 촉구”하기 위해서다. 지난해 11월 제인 구달이 한국을 찾았을 때 이곳을 방문해 “한번 모시고 싶었던” 묵은 소원도 풀 수 있었다. 아름다운 책방은 1월26일부터 열흘 동안 온라인 서점 북코아(www.bookoa.com)에 책을 올린다. 판매 수익은 태안 돕기 성금에 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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