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잘츠베델= 조계완 기자 kyewan@hani.co.kr
▣ 사진 윤운식 기자 yws@hani.co.kr
독일 동남부에 있는 중소도시 잘츠베델 외곽에 아렌제라는 호수가 있다. 차를 타고 이 호수 근처를 지나다 보면 길가에서 ‘말과 함께 보내는 자유시간 이상향’(Pferde und Freizeit Paradies)이라는 이름의 작은 모텔을 볼 수 있다. 이곳은 옛 동·서독 접경지대로 동독 군인들이 숙소로 묵었던 곳이다. 이 모텔의 지배인은 아르민 슈미트(Armin Schmid)라는 21살의 옛 동독 청년이다.

10월9일, 모텔에서 만난 그는 “여기서 300km 떨어진 하노버에 머물고 있었는데 독일의 ‘다스 그뤼네반트’( 제 682호 참조)를 탐사하려고 한국에서 손님들이 온다는 소식을 전해듣고 한달음에 달려왔다”고 말했다. 그의 손에는 노무현 대통령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남북 정상회담 때 악수하는 사진이 큼지막하게 실린 독일 신문기사가 들려 있었다. 이 모텔의 층계참에는 벽마다 역대 노벨평화상 수상자들의 사진이 나란히 걸려 있다. 물론 김대중 전 대통령의 사진도 있다.
모텔 계단을 더 오르면 ‘조심하시오. 생명이 위험할 수 있음!’이라고 적힌, 옛 동·서독 철조망에 붙어 있던 경고문이 통일 독일 이후 나뭇가지에 걸려 나뒹굴고 있는 사진이 눈에 띈다. 그가 그뤼네반트 보호운동 자원봉사자로 참여하면서 독일 환경보호 단체인 분트(BUND)에 65유로의 기금을 내고 받은 ‘녹색증서’도 걸려 있다. “동·서독 철조망이 있던 비무장지대는 역사적으로 상징적인 장소일 뿐 아니라 자연생태 보호 가치도 매우 높아요. 그뤼네반트 보호운동에도 참여하면서 인권·평화 운동에도 관심이 많은 편이죠. 물론 제 꿈은 호텔 지배인이죠.”
그는 스타크래프트 게임을 즐기고, 자전거 타기를 좋아하는 평범한 독일 청년이다. “옛 냉전시절 유럽을 갈랐던 철의 장막이 녹색의 그린벨트 선으로 바뀌어 스칸디나비아반도에서 발칸반도를 잇는 수천km를 자전거 타고 여행할 날이 기다려집니다.” 옛 동독 청년으로서 통일 독일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 “동독 사람들은 지금도 자본주의적 경쟁에 잘 적응하지 못해요. 생각이 다른 동·서독 사람들이 어떻게 융화하면서 섞여 살 수 있는지 지금도 고민입니다. 돈보다는 공동체가 더 중요한데 이것을 다시 배우기 어려운 사회가 됐습니다.” 그가 느닷없이 물어왔다. “남북한은 언제 통일될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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