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윤동욱 기자 syuk@hani.co.kr
지구촌은 하나가 아니다. 비동시성의 동시성, 어제도 오늘도 지구촌을 둘러싼 현실이다.
6월은 게이(동성애자) 퍼레이드의 계절이다. 6월24일 미국 뉴욕과 샌프란시스코, 캐나다 토론토에서 게이 축제가 열렸다. 23일에는 포르투갈 리스본, 독일 베를린 등이 게이 퍼레이드로 달아올랐다. 시장도 게이인 베를린에서는 45만 명이 모여 퍼레이드를 즐겼다. 하지만 모든 게이에게 6월이 축제의 계절은 아니다.
같은 시각은 아니고 비슷한 시각에 지구의 다른 곳에서는 사랑이 죄가 되었다. 수마일 라즈, 샤흐지나 타리크 부부는 5월 말 파키스탄 법정에서 3년형에 벌금 1만루피를 선고받았다. 성을 속였다는 죄목. 라즈는 16년 전 성전환 수술을 받은 트랜스젠더 남성이다. 라즈와 타리크는 2006년 결혼했다. 노름빚에 팔려갈 위기에 놓인 타리크를 라즈가 결혼으로 구한 것이다. 결혼 뒤에도 타리크의 친척은 부부를 괴롭혔다. 괴롭힘을 견디지 못한 부부는 법정을 찾았으나 타리크의 친척들은 라즈가 법정에서 성을 속이고 있다고 맞고소했다. 라즈는 자신을 남성이라고 말했기 때문이다. 타리크는 “우리는 동성애자이기 때문이 아니라 사랑하기 때문에 결혼했다”고 말했지만 허사였다. 결국 파키스탄 법원은 부부에게 유죄를 선고했다.
비슷한 시각, 가까운 나라에서 80여 명의 게이들이 한꺼번에 체포됐다. 이란 경찰은 5월 중순 생일파티를 하던 게이들을 습격했다. 연행된 이들이 고문당하고 있다는 우려가 번졌다. 국제적인 구명운동이 벌어졌다. 2005년의 악몽이 연상됐기 때문이다. 2005년 이란의 10대 청년 두 명이 동성애를 했다는 이유로 교수형에 처해지는 사진이 인터넷에 돌았다. 이슬람 율법이 다스리는 이란에서 동성애는 사형까지 처해지는 중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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