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영배 기자kimyb@hani.co.kr
LG전자가 미국을 비롯한 북미 시장에 세탁기를 수출하기 시작한 건 2003년부터였다. 회사 쪽은 ‘기대 반, 걱정 반’이었는데, ‘트롬’ 브랜드의 호응도가 의외로 높아 성과는 기대 이상이었다.

자신감을 얻은 LG전자는 북미 시장의 메이저(선두권 업체)로 올라서기 위한 전략 수립에 돌입하게 된다. 전문 연구원들을 미국 뉴저지, 시카고, 캘리포니아 등지로 보내 현지 소비자들의 세탁기 사용 환경과 패턴을 파악하도록 한 게 첫걸음이었다. 당시 현지 지역 주민들의 집에 묵으면서(홈스테이), 현장 조사에 나선 연구진 가운데는 정성해(44) 책임연구원(세탁기사업부 세탁기연구실)도 끼어 있었다.
“한 가지 특이한 게 우리는 세탁기를 다용도실에 두고 쓰는 게 보통인데, 미국에선 런더리룸(빨래방)을 따로 두고 있었습니다. 세탁이 끝나면 바로 건조 과정을 거친 뒤 다림질을 하거나 개켜놓는 행태도 특이하게 여겨졌지요.” 현지 조사단은 실태 파악을 하는 동안 만남을 갖고 브레인스토밍(난상토론) 시간을 자주 가졌다. MP3를 장착한 세탁기의 구상도 그 과정에서 나왔다. 엉뚱해 보이기까지 하는 그 아이디어를 내놓은 이가 정 연구원이었다. 그는 “세탁같이 하기 싫은 집안일을 재미있는 일로 여기게 해보자는, 좀 엉뚱한 생각에서 나온 것”이라고 말했다.
MP3-세탁기는 책상 위의 구상에 머물지 않고 미국 특허청에 특허를 신청하는 단계로 이어졌다. 특허 출원은 2005년 6월이었는데, 1~2년 뒤 신청 사실을 공개하는 관례에 따라 미국 특허청이 최근에야 이 사실을 밝혀 세간에 알려졌다. 정 연구원은 “정식 특허는 내년 5~6월께 받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세탁 뒤 일을 처리할 때나 욕실에 세탁기를 설치한 경우라면, 세탁기에 장착된 MP3로 음악을 듣는 장면을 얼마든지 생각해볼 수있다고 정 연구원은 말한다. 장기적으로는 세탁기를 돌리고 있을 때도 MP3를 쓸 수 있을 것이란 희망도 있다. LG전자가 2005년 소음을 55dB까지 획기적으로 낮춘 ‘스팀 트롬 세탁기’를 출시하는 등 소음 줄이기 전쟁이 벌어지고 있어서다.
꼭 20년 전인 1987년부터 LG전자(당시는 금성사)에서 일하고 있는 정 연구원은 2001년부터 세탁기 개발 업무를 맡고 있으며, 2005년부터는 세탁기연구실 내 ‘선행개발그룹’에 몸담고 있다. 엉뚱한 상상을 생명으로 삼는 분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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