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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미니크 스콧 케이] 10살 영화감독의 “내 영화 지키기”

등록 2007-02-03 00:00 수정 2020-05-03 04:24

▣ 정인환 기자 inhwan@hani.co.kr

‘송사의 나라’ 미국에서도 보기 드문 소송이 벌어져 관심을 끌고 있다. 〈AP통신〉은 1월25일 “한 어린이 영화감독이 ‘창작의 자유’를 침해당했다며 제작자를 상대로 소송에 나섰다”고 보도했다.
화제의 주인공은 올해 10살 난 도미니크 스콧 케이다. 케이는 영화 에서 아기돼지 윌버 목소리를 연기한 아역배우 출신이다. 줄리아 로버츠, 로버트 레드퍼드, 오프라 윈프리 등 유명 연예인이 대거 목소리 연기에 나선 이 영화는 지난해 미국에서 개봉되자마자 주말 사흘 동안 1146만달러의 수입을 벌어들이며 박스오피스 3위에 오른 바 있다.

케이에게 고소를 당한 인물은 그가 만든 영화에 제작비를 지원해준 콘로이 캔터란 여성이다. 란 제목의 문제의 영화는 심한 부상을 당한 채 버려져 있는 개가 새 주인의 정성스런 간호를 받아 건강을 회복한다는 내용을 담은 ‘휴먼 드라마’로 알려졌다. 영화의 줄거리는 감독인 케이가 지난 2003년 직접 경험한 ‘실화’를 바탕으로 하고 있다는데, 그는 감독·주연·각본의 1인3역을 맡았다. 이 영화엔 등으로 우리나라 관객에게도 친숙한 성격파 배우 케빈 베이컨이 ‘감독’과의 친분으로 우정출연을 했다고 한다.

케이 쪽은 로스앤젤레스 법원에 제출한 소장에서 “영화의 줄거리를 케이가 만들어냈음에도 제작비를 댔다는 이유로 캔터가 영화를 찍는 과정에서 과도하게 간섭을 했다”고 주장했다. 케이 쪽은 또 “캔터는 심지어 자신의 허락 없이 케이가 이미 완성된 영화의 편집작업을 마무리할 경우 고소를 할 것이라고 10살 난 어린이에게 겁을 주기도 했다”고 비난했다.

이에 대해 피고 쪽 변호사는 “캔터가 영화 제작비를 지원한 것은 자선의 뜻으로 기부하는 형식이었다”며 “사태가 소송까지 이르게 된 것은 케이의 어머니 탓이며, 불행히도 어린이까지 송사에 휘말리게 됐다”고 주장했다. 캔터가 지금까지 케이가 만들고 있는 단편영화에 투자한 돈은 모두 1만1천여달러에 이르는 것으로 전해졌다. 캔터는 문제의 영화에 ‘수의사 1’로 직접 출연까지 했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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