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ont color="darkblue">644호 강준만의 ‘한겨레의 기이한 침묵’에 대한 성한용 기자의 반론… 칼럼은 균형만 잡을 순 없어, 노 정권 비판한 글들은 보지 못했나</font>
▣ 성한용 선임기자 shy99@hani.co.kr
강준만 교수가 644호에 ‘한겨레의 기이한 침묵’이라는 제목의 글을 실었다. 개혁 언론인 가 노무현 정권을 성공으로 이끌지 못했고, 문제점을 총체적으로 강력하게 짚어주지 못했다는 비판이다. 강 교수는 특히 성한용 칼럼 분석을 통해 ‘거리두기’에 실패했음을 지적하고 있다.
강 교수가 나의 칼럼을 통해 의 자세를 비판한 것에 대해 당사자로서 좀 당혹스러웠다. 내가 의 대표 필진급인지 알 수 없기 때문이다. 사설을 분석해서 비판했다면 더 설득력이 있었을 것이다.
보수언론과 한나라당을 향해 쓴 글
강 교수의 글에는 가 참고해야 할 내용이 들어 있다고 본다. 언론이 정치 권력을 제대로 비판해야 한다는 원론에 동의한다. 또 가 노무현 정권의 문제점을 총체적으로 강력하게 짚어주었어야 한다는 말에도 대체로 동의한다. 그러나 분석 대상이 된 당사자로서 ‘거리두기’에 실패했다는 지적에는 동의할 수 없다. 칼럼이 매번 언제나 균형을 잡을 수는 없다. 사안에 따라 정권을 비판할 수도 있고, 변호할 수도 있다. 강 교수가 주로 인용한 ‘노무현은 실패해야 하는가’라는 칼럼은 처음부터 보수언론과 한나라당을 향해 쓴 글이다. 보수언론과 한나라당을 향해 글을 쓰면서 노무현 정권을 비판할 수는 없는 일이다.
강 교수의 지적을 받고 정말 내가 보수언론과 한나라당 탓만 했는지 궁금해졌다. 과거에 쓴 칼럼을 찾아보았다. 노무현 정권을 향해 쓴 칼럼들이 많았다. ‘당신들이 잘나서 정권 잡았나’(2006년 5월18일)에는 이런 대목이 있다.
“‘싸가지론’도 실체가 있다. 노무현 대통령은 ‘호남 사람들이 내가 예뻐서라기보다 이회창 후보가 싫어서 찍은 것 아니냐’(2003년 9월17일), ‘열린우리당 창당은 호남당에서 벗어나기 위한 것이었다’(2005년 9월7일)고 말한 일이 있다. …열린우리당 초선의원 27명은 지난 3월15일 지방선거 연대를 거부한다는 이유로 고건 전 총리를 비난했다. ‘무임승차는 용납 못한다’는 것이었다. 며칠 뒤에는 고 전 총리를 하이에나에 비유한 의원도 있었다. 고건 지지자들은 물론이고 그렇지 않은 사람들도 눈살을 찌푸렸다. …말은 생각이 입 밖으로 나오는 것이다. 특히 ‘싸가지 없는’ 말은 착각과 오만에서 나온다.”
‘정권은 뭐하러 잡았나’(2004년 2월18일)도 있었다. “최근 청와대, 국정원 등의 인사를 보면 ‘386’의 입김이 강하게 작용하고 있다는 인상을 지울 수 없다. 386들은 ‘개혁의 지도부는 노무현 한 사람으로 충분하다. 실무에 밝은 사람들을 발탁해 충실히 집행을 하도록 하면 된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고 한다. 만일 노 대통령이 386들의 이런 생각을 수용해 인사를 하고 있는 것이라면, 크게 잘못하고 있는 것이다. 386들의 생각은 매우 독선적이고 위험한 것이다. …노 대통령은 자신이 누구의 지지를 받고 대통령에 당선됐는지, 도대체 왜, 무엇을 하기 위해 대통령이 됐는지 잊지 말아야 한다.”
일부러 외면한 것인가
나는 칼럼도 쓰지만 기사도 쓴다. ‘상황 따른 즉자적 반응 소통 장애 부메랑으로’(2006년 12월2일)라는 기사에는 “‘경쟁자로 생각하면 반드시 죽인다. 마키아벨리스트다. 보복에 능하다.’(열린우리당 의원) 노 대통령은 이런 평판에 억울할 수도 있겠지만, 많은 사람들이 그렇게 생각한다면 그런 것이다”라는 대목이 있다. 나는 최근 ‘참모는 간 데 없고 비서만 나부껴’(2007년 1월19일)라는 기사를 썼는데, 청와대의 윤승용 홍보수석이 도 ‘다른 언론과 같은 언론’으로 변해가고 있다는 반론을 보내왔다.
강 교수가 이런 칼럼이나 기사를 혹시 일부러 외면한 것이라면 정당하지 못하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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