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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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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투스 도카 쿠리아] 못살아서 오염된 케냐를 청소하다

등록 2006-11-24 00:00 수정 2020-05-03 04:24

▣ 레버쿠젠=최은주 기자 flowerpig@hani.co.kr

“마사레 계곡에서 사는 한 사람으로서, 내가 사는 이곳을 많은 사람들이 즐기고 다시 찾고 싶도록 친환경적인 곳으로 만들고 싶습니다.”

케냐 나이로비의 마사레 계곡에서 자란 티투스 도카 쿠리아(20)는 마사레 계곡의 환경오염에 대해 매우 안타까워했다. 마사레 계곡은 케냐에서 두 번째로 큰 빈민굴로, 수도 나이로비 가장자리에 위치하고 있다. 다른 빈민굴이 그렇듯, 마사레 계곡은 마약 남용, 에이즈, 범죄 등 각종 사회 문제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심각한 환경오염은 마사레 계곡에 사는 사람들의 삶을 더욱 어렵게 만들고 있다.

지난 11월5~10일 독일 레버쿠젠에서 열린 ‘청소년 환경 여행’에 참가한 그는 “좋은 하수도 시설, 쓰레기 매립지, 재활용 시설, 화장실 등 쓰레기와 오물을 처리할 수 있는 시설이 너무 부족하다”고 하소연했다. 오염이 심해지다 보니, 장티푸스나 콜레라 등 많은 질병이 창궐해 특히 많은 어린이들이 죽어간다고 한다.

케냐의 환경을 보호하겠다는 티투스의 의지는 결코 말뿐이 아니다. 그는 자신의 생각을 다양한 환경 활동을 통해 실천하고 있다. 그는 ‘마사레에 뿌리를 둔 젊은 그룹’(Mathare Roots Youth Group)이란 조직을 만들었다. 조직은 마사레 계곡의 젊은이들로 구성되며, 케냐의 청년들이 환경 문제에 더 관심을 가지도록 교육하고 용기를 주는 역할을 한다. 또 한 달에 두 번씩 빈민굴과 막힌 하수구를 열어 청소를 하고, 학교 정원과 빈민굴에 대나무 심기 운동도 꾸준히 벌이고 있다. 대나무는 토양 침식을 막고, 오염된 물의 독소와 토양의 중금속을 제거하는 등 환경에 좋은 식물인 탓이다. 티투스는 환경 활동뿐만 아니라 ‘마사레 교육개발기구’(MCEDO)에 소속돼 고아를 돌보거나, 장애인들을 무상으로 교육하는 등 다양한 활동도 펼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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