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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반데폴] 전세계의 대안잡지여 단결하라

등록 2006-11-18 00:00 수정 2020-05-03 04:24

▣ 안인용 기자 nico@hani.co.kr
▣ 사진 류우종 기자 wjryu@hani.co.kr

‘여행하는 잡지 탁자’가 뉴욕, 보스턴, 스톡홀름, 프랑크푸르트 등을 거쳐 드디어 대한민국 서울에 도착했다. 네덜란드 로테르담에서 활동하는 작가그룹 빅판데르폴(Bik Van der Pol)이 전세계를 돌아다니며 모은 인디·대안 잡지 전시 ‘트래블링 매거진 테이블’(TMT·Traveling Magazine Table)이 12월10일까지 서울 종로구 원서동 인사미술공간에서 열린다.

빅판데르폴은 리스베트 빅(오른쪽)과 요스 판 데르 폴(왼쪽) 2명으로 이뤄져 1995년부터 쭉 함께 작업을 하고 있는 예술가 그룹이다. 이들은 2001년 뉴욕에서 30여 권의 인디·대안 잡지로 시작해 지금까지 6년 동안 600여 권을 모아 TMT를 진행하고 있다. TMT에 축적된 다양한 자료의 공개와 공유를 통해 새로운 인쇄물을 만들어내기도 한다.

“TMT를 통해 말하고 싶은 것은 대안경제예요. 정보는 경제 시스템 속에서 나눠지고 전달됩니다. 이러한 시스템을 거부하거나 이 시스템에서 사라진 정보가 나오는 곳이 바로 인디·대안 잡지이고 해적판 인쇄물이죠. 세계 여러 곳을 돌아다니면서 많은 잡지를 만났는데 A4 한 장짜리 인쇄물도 있어요. 비록 한 장짜리지만 여기엔 축약되고 압축된 정보가 가득 차 있죠. 이렇게 주류 경제 시스템을 거부하거나 경제 시스템이 놓치고 있는 것들의 의미를 찾는 거예요. 다원적인 유통 시스템이 얼마나 중요한지 강조하고 싶어요.”

인사미술공간에서 열리고 있는 TMT 전시는 각 나라의 잡지로 꽉 차 있다. 기다란 잡지부터 작은 잡지까지 저마다 다양한 모양과 색깔, 성격을 갖고 있지만 모두 자본에 의지하지 않고 만들어졌다는 공통점이 있다. 주류의 정보 유통 시스템을 거부한 만큼 자유롭고 창의적이다. 이번에 한국에서 인디·대안 잡지와 교류를 하고 여기서 수집한 잡지들이 TMT에도 올려진다. 빅판데르폴은 “한국의 인쇄물에 관심이 많다”며 “한국에 도착해 대안·인디 잡지부터 신문까지 두루 찾아봤다”고 말했다. 2주일 동안 머물 예정이라는 이들은 TMT 워크숍을 열고 참가자들과 함께 1990년대 한국의 비주류 인쇄물과 민주화운동 사료 등을 연구한 뒤 이를 묶어 인쇄물을 제작하고, 정보의 단일화된 유통구조와 형성과정 등에 대해 토론도 나눌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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