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구둘래 기자 anyone@hani.co.kr
TV비평가 두 명이 한꺼번에 생겼다. TV웹진 는 ‘발칙하고 진지한 TV리뷰어’ 발굴을 목표로 ‘제1회 티뷰어’ 공모전을 개최했다. 최우수상은 리뷰, 김수현론을 쓴 조지영(31)씨가, 우수상은 리뷰, 론을 쓴 황승현(30)씨가 받았다. 이번 행사는 각 방송사의 리뷰 모집을 제외하면 처음 있는 TV평론 공모로, 사상 최초로 공식적인 ‘TV평론가’ 직함을 탄생시켰다.
당선자 모두 94학번, 대중문화의 세례를 받고 폭발을 경험한 세대다.

세대가 컬러TV 대중화 세대의 수혜자지만 이들은 좀 특별히 TV를 모셨다. 황승현씨는 “부모님께 걱정을 들을 만큼 들으면서 TV를 보았고”, 조지영씨도 꾸중도 많이 들었지만 이번에 당선되면서 “엄마가 그렇게 TV 끼고 살더니, 상도 받고 그런다고 신기해하셨다”.
조지영씨는 TV동호회 활동을 하거나 리뷰를 틈틈이 쓰거나 하지 않았으나 첫 직장인 한국 문화를 일본에 소개하는 웹진에서는 PD나 배우를 인터뷰하고 리뷰를 썼다. 이번 당선작도 소박하지만 단단한 글솜씨가 돋보인다. 군데군데 박힌 대중에게 어필하는 감각적인 언어도 눈여겨볼 만하다. 현재 인터넷 포털업체에 근무하는 조씨는 자신이 쓴 글과 ‘관련’된 뉴스가 들어와서 ‘화들짝’ 놀라기도 했다. 회사 일이 많아 주말에 ‘다시 보기’를 수없이 해야 할 것 같은 생활로 돌입하는 조씨의 포부는 단순한 듯하지만 원대하다. “그 드라마를 보고 싶게 만드는 글, 시청자나 제작자에게 다 도움이 되는 글, 그리고 어머니가 보고 좋아하실 만한 글이면 좋겠다.”
황승현씨는 마니악한 TV중독자다. 중학교 때 본 와 대학 때 본 를 기억에 남는 프로그램으로 꼽았다. 그 해석도 “는 도시와 농촌 간의 갈등을 깔고 있으며, 는 계급·계층 문제를 다루고 있다”로 특별나다. 리뷰로 쓴 도 꼭 챙겨보며 드라마시티나 베스트극장 등의 단막극을 좋아한다. 그는 등에 나오는 이름이 잘 알려지지 않은 배우 재평가를 벼르고 있다. 투자회사에 다니다 글 쓸 시간이 날 것 같아 학원 논술 강사로 옮겼고, 2003년에는 평론가상 최종심에 오르기도 했다. 유려한 문장과 처음부터 끝까지 한 호흡으로 글을 이어가는 솜씨가 예사롭지 않다. TV 많이 보는 논술 강사의 대답은 “뉴스를 보더라도 시각이 전제되어 있는 경우가 있는데 이를 분석하는 것이 논술에 도움이 되지 않나. 책과 TV를 대립이 아니라 상보적인 관계에서 볼 수 있을 것 같다”. 당선된 조씨와 황씨는 와 에서 활동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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