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안인용 기자 nico@hani.co.kr
▣ 사진 윤운식 기자 yws@hani.co.kr
지난 8월27일 막을 내린 제9회 서울 프린지 페스티벌에서 입소문을 가장 많이 탄 이들이 있다. 그림 그리는 봄로야(본명 김은진·27)와 노래하는 카카키오(본명 한광훈·26)가 만난 밴드 ‘로야와카오’다. 프린지에 출연한 수많은 아티스트들 중 유독 이들에게 눈길이 간 이유는 음악과 그림, 문학 등 다양한 예술의 영역을 넘나드는 이들의 퍼포먼스 때문이다. “‘크로스오버’ 같은 어려운 단어보다 ‘그림 그리는 공연과 전시하는 노래’라는 설명이 더 좋아요. 공연하면서 그림도 그리고 이야기도 들려주면 재밌을 것 같아서 시작했거든요.”
여기서 잠깐 ‘로야와카오’의 퍼포먼스를 들여다보자.

먼저 로야가 가사를 쓰고 카카키오가 음을 붙인 곡들을 이들이 함께 부른다. 로야가 공연장에서 그림을 그리면 카카키오는 음악을 연주한다. 공연 중간중간에 마치 모노드라마처럼 이야기를 들려주기도 한다. 관객들은 때로는 부산스럽게, 때로는 소박하게 움직이며 노래도 부르고 그림도 그리는 ‘로야와카오’의 퍼포먼스를 즐긴다. 음악을 좋아하는 이는 음악을 즐기고 그림에 관심이 있으면 그림을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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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야와 카카키오의 인연도 지난해 이맘때 열린 제8회 프린지 페스티벌에서 시작됐다. 등 두 장의 음반을 내놓은 카카키오는 뮤지션으로, 미술을 전공하고 예술학을 공부하던 로야는 큐레이터로 프린지에 참여했다. 프린지에서 카카키오는 로야가 일했던 갤러리에서 공연을 하게 됐고 그곳에서 카카키오의 음악을 들은 로야는 ‘어딘가 통할 것 같아서’ 그에게 손을 내밀었다. 이후 함께 작업을 하면서 여러 차례 공연을 했다. 하나의 예술 영역에 갇히지 않고 열려 있기 때문에 공연장도 열려 있다. 클럽이나 미술관, 청계천에서도 공연했고 문학행사에도 참여했다.
이들이 함께하는 또 하나의 중요한 프로젝트는 ‘아구안타르’라는 책을 만드는 일이다. 로야가 오랫동안 준비해온 책 ‘아구안타르’는 로야의 글과 그림에 카카키오의 음악이 더해진 이야기책이다. ‘아구안타르’는 멕시코어로 ‘고통을 참는다’는 뜻. “고통과 사랑에 관한 책이 될 거예요. 이번 프린지 페스티벌에서도 ‘아구안타르’에 실릴 내용으로 공연했어요. 올해 안에 책이 나올 예정이에요. 물론 ‘로야와카오’는 책이 나와도 계속될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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