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구둘래 기자 anyone@hani.co.kr
〈Dramatique〉는 ‘공중파’의 ‘드라마’만을 대상으로 한 ‘까다로운’ 격주간 TV 비평지다. 7월18일 나온 1호의 특집은 이고 표지모델은 4년 된 의 양동근, 2호의 특집은 와 두 달 전 종영한 이고 표지모델은 40년 만에 표지에 등장했다는 윤여정씨다.
가십성 기사는 하나도 없이, 광고도 별로 없는 120여 페이지를 꽉 채웠다. 그래서 일반인이라면 ‘좋아하는 스타는 하나도 없네’라며 읽을 게 없다고 투정하고, 드라마 마니아라면 ‘내가 찾아낸 사람이 여기 있네’ ‘그래 이 좋은 드라마를 왜 아무도 말 안 하나 했어’라며 맞장구를 쳐가며 샅샅이 읽을 것 같다.
3호 마감이 한창인 사무실에서 만난 박현정 편집장(32)은 “정면 승부라고 할 수 있죠”라며 웃는다. 잡지 창간이라는 과감한 결단을 내린 배경은 무엇일까. 〈Dramatique〉의 온라인 전신인 ‘드라마몹’이 광고 한 번 하지 않고 불러모은 ‘마니아’와 ‘폐인’의 열성 때문이다. “지난해 9월 웹진으로 독립했을 때 그렇게 빨리 성장할 줄 몰랐다. 하루 방문자가 1천 명 증가하는 날도 있었다. 자리를 잡은 뒤에는 꾸준히 1만 명을 유지했다.” 이 1만 명과 방송계 종사자, 지망생들이 그가 보는 독자층이다. ‘오버 더 숄더 숏’ 분석이 등장하는 ‘연출 뜯어보기’, 드라마 역사를 되짚는 기획 연재 등은 ‘폐인’들을 위한 ‘드라마티크적’ 답변이다. 시청률을 다루는 방식도 상업방송의 편성부장 등이 앉아서 기획회의를 할 때처럼 치밀하다. 드라마 폐인에서 〈Dramatique〉 폐인이 된 독자들은 “정말 재밌는데 이래서 팔리겠냐”며 잡지를 걱정해준다.
무엇보다 박 편집장은 ‘시청률 우선주의, 스타 우선주의’로 TV를 평하는 관행을 바로잡고 싶다. “톱스타가 출연한 드라마가 시청률이 안 나오면 ‘톱스타도 안 되는가’라는 기사가 바로 나온다. 사실은 드라마 속에 품은 다른 문제가 있는데도. 실패작은 아니지만 여건을 갖추고도 그만한 성취를 이루지 못한 작품을 계속해서 비평해나갈 생각이다.” ‘2006년은 케이블 드라마의 원년’이라는 진단에 따라 대상도 케이블로 넓히고, 개장 휴업 상태인 사이트(www.dramatique.co.kr)도 새롭게 선보이고 나면 박 편집장에게는 또 다른 탄생이 기다리고 있다. 임신 8개월째인 그녀가 ‘출산’을 촉진하는 여러 바쁜 일에 ‘애 일찍 나올 새’ 없기를 바란다.
한겨레21 인기기사
한겨레 인기기사
[단독] 윤, 국무위원들 계엄 반대 와중에 “발표해야 하니 나는 간다”
공수처, ‘경호처장 강제구인’ 뒤 윤석열 체포영장 재집행 가능성
[단독] 문상호 “1인당 실탄 10발 준비”…계엄 당일 지시
경찰, ‘윤 체포 방해 의혹’ 55경비단장에게도 출석 통보
[영상] 공수처 “군·경호처 200명 팔짱 끼고 체포 막아…일부 총기 소지”
‘화살촉 머리’ 플라나리아, 국내서 신종 21종 발견
버티는 윤석열에 보수언론도 “비겁하기 짝이 없다”
‘공수처와 관저 대치 의혹’ 군인들, 김용현 경호처장 때 배치됐다
야구팬들도 관저 앞 ‘분노의 깃발’…체포 막은 경호처에 “윤과 한패”
윤석열 무조건 보호가 숭고한 사명? ‘내란수비대’ 경호처 폐지될 수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