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영배 기자 kimyb@hani.co.kr
세계 1위의 검색 포털 사이트인 구글이 한국에선 처음으로 소송에 휘말릴 처지에 빠졌다.
구글을 상대로 소송의 칼날을 벼리고 있는 이는 국내 유머 사이트인 웃긴대학(humoruniv.com)의 운영자 이정민(36) 대표. 이 대표는 “웃긴대학이 지난해 10월부터 구글의 애드센스(Adsense) 프로그램을 이용해 광고를 대신 실어줬다가 광고비를 한 푼도 받지 못하고 일방적으로 계약을 해지당했다”며 2월에 사기 혐의로 민·형사 소송을 낼 것이라고 밝혔다. 소송 비용을 감안해 구글이 한국에 법인을 설립할 때까지 기다리려다가, 제소 시기를 앞당기기로 했다.
구글 애드센스는 웹페이지에 연관성 있는 구글의 광고를 싣고 이용자들이 클릭할 때마다 생기는 광고 수익의 일부를 받을 수 있도록 짜인 프로그램이다. 계약대로라면 웃긴대학이 구글한테서 받을 돈은 2천만원에 이른다.
“처음엔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세계적인 기업이라 믿었고, 뭔가 오해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죠. 약속한 대로 광고비를 지급하지 않는 이유가 뭐냐는 이메일을 여섯 차례나 보냈는데, 아무런 답변도 없다가 느닷없이 ‘부정 클릭’이 발견돼 광고를 중단한다고 일방적으로 통보해왔습니다. 부정 클릭의 근거를 대지도 않고 말입니다.” 이 대표의 주장에 대해 구글의 한국 홍보대행사인 호프만에이전시코리아 쪽은 “본사에 문의를 해놓은 상태이며, 아직 공식적인 답변은 오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LG전선(현 LS전선) 통신영업팀에서 일하다 ‘대기업의 지루함을 못 견뎌’ 1998년 독립했다. 대학 전공(인하대 전자공학과)을 살려 금융 관련 암호화 사업에 뛰어들어 특허를 따기도 하는 등 나름대로 기반을 닦은 뒤 웃긴대학을 인수해 지금까지 8년 동안 운영하고 있다. 웃긴대학은 하루 방문자 40만 명에, 페이지 뷰는 1400만에 이르러 국내 전체 사이트 가운데 60위권이다. 이 대표의 웃긴대학이 소송에서 웃게 된다면, 구글의 경영 철학 ‘사악해지지 말자’(Don’t be evil)에는 상처가 좀 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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