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류이근 기자 ryuyigeun@hani.co.kr
평범한 두 아이의 엄마가 세상을 바꿔가고 있다. 지난해 6월 서울 강북구 수유동에서 먹다 남은 음식을 끓여 만든 ‘꿀꿀이죽’을 원생들에게 먹인 사건이 터졌다. 최수정(36)씨의 두 아이 모두 문제가 된 어린이집에 다녔다. 그는 같은 처지의 다른 엄마들과 내부 비리를 제보한 어린이집 교사와 함께 치밀하게 증거를 모으고 언론을 통해 문제를 세상에 알렸다.
그러나 그것이 끝이 아니었다. 식품위생법 위반 혐의 등으로 어린이집 원장을 고소했지만 불기소 처분이 내려졌다. “구청 쪽에서도 엄마들의 항의에 못 이겨 어린이집을 폐쇄했지만, 그것으로 끝이었어요. 오히려 우리를 배척하고 외면하는 분위기였죠.” 여러 정당에서 손짓해 찾아갔지만, 아무런 도움도 되지 않았다. 구의회 의원들도 부랴부랴 특위를 구성해 요란을 떨었지만, 그뿐이었다. “바보같이 우리가 남한테 너무 쉽게 의지하려 했나 봐요. 그래서 우리 스스로 해야겠다 싶었죠.”
엄마들의 결론은 구멍 뚫린 법을 고쳐야 한다는 쪽으로 모아졌다. 제2, 제3의 꿀꿀이죽 사건이 여기저기서 터졌지만 보육 조례는 아무런 예방 기능을 하지 못했다. 엄마들은 조례를 바꾸기 위해 동네를 훑기 시작했다. 최씨는 “지난 1월18일 7300명의 서명을 모아 구 의회에 ‘강북구 조례법 개정안 청구인 명부’를 제출했어요. 의회에 개정안이 상정돼 통과되면 보육 조례 개정이 이뤄지는 거예요”라고 흐뭇해했다. 서명운동에 민주노동당 강북위원회의 도움도 컸다. 개정 요구서의 내용은 △모든 보육시설에 연 2회 구청의 정기점검 실시 △보육 시설 운영위원회를 설치해 학부모 참여 보장 △보육 종사자들의 처우 개선 등이다.
“작은 것 하나를 바꿔가다 보면 언젠가는 큰 것도 바뀔 거예요.” 최씨는 다른 엄마들과 함께 원장을 서울고검에 항소했다. 세상을 바꾸려는 이들의 노력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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