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소희 기자 sohee@hani.co.kr
남한의 통일운동가 엄마가 북한에서 딸을 낳았다. 평양 문화유적 참관을 위해 방북한 황선(31·통일연대 대변인)씨는 지난 10월10일 밤 9시께 <아리랑> 관람 도중 갑작스레 산기가 찾아와, 밤 10시께 평양산원에서 3.36kg의 건강한 아기를 낳았다. 둘째딸이다. 애초 황씨는 10월17일 제왕절개 수술을 하기 위해 병원 예약을 해놓고 시부모와 함께 1박2일 예정으로 평양을 찾았다. “평양 정도 거리면 다녀와도 된다”는 주치의의 소견이 있었다고 한다. 이날은 북한 조선노동당 창건 60돌이라 평양산원이 휴일이었으나 원장까지 급히 나와 출산을 도왔다.
이튿날 돌아온 황선씨의 시어머니 김종숙씨는 “며늘아이가 혼자 병원에 가겠다고 해 <아리랑> 보는 내내 안절부절못했는데, 끝나고 가보니 이미 수술을 마친 뒤였다”면서 “대견하고 기특하다”고 말했다. 김종숙씨는 “통일둥이, 통일둥이 하는데 이름을 어떻게 지을지 애기 할아버지(윤범노씨)랑 머리를 맞대고 있다”면서 “많은 분들이 축하해줘서 감사하다”고 말했다.
황선씨가 참관단에 속해 있던 우리겨레하나되기운동본부는 북쪽 민족화해협의회에 출산을 도와줘서 고맙다는 전문을 보냈고, 황씨가 묵던 호텔과 평양산원 관계자들은 아기 한복과 꿀·보약 등을 선물하는 등 남과 북 사이에 화기애애한 웃음꽃이 피었다. 남북 당국은 황씨의 몸조리를 위해 방북 기간을 연장했고, 산모와 아기의 안전을 고려해 육로 귀환 문제를 논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황씨는 10월26일께 돌아올 것으로 보인다.
황씨는 1998년 한총련 대표로 방북했다가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수감생활을 했다. 지난해 2월에는 97년 한총련 의장으로 지명수배된 이래 수배생활을 하고 있는 윤기진(31·범청학련 남측본부 의장)씨와 경찰의 원천봉쇄를 뚫고 화제의 결혼식을 올렸고, 큰딸 민(1)을 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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