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나림 인턴기자 rubyshoe@empal.com
“예전에 아는 분의 어머니가 유치장에 계셨던 적이 있어요. 그때 남자들이 우글거리는 유치장과 벽 하나 사이에 둔 화장실 이용하는 게 창피해서 3일 동안 일을 안 보시고 참았다고 하시더군요. 배가 아파서 바닥을 뒹굴 때까지요.”
용인경찰서 수사지원팀의 오현우(33) 경사는 시민의 안전과 더불어 ‘인권’까지 지키는 경찰이다. ‘용인경찰서 1호 인권강사’이기도 한 그는 최근 용변 소리로 수치심을 느끼는 여성 유치인들을 위해 ‘에티켓 벨’을 도입해 호평을 받고 있다.
현재 용인경찰서에는 유치장 5곳이 있다. 이 중 하나뿐인 여성 유치장은 남성 유치장과 벽 하나를 사이에 두고 붙어 있는데, 특히 벽에 붙어 있는 화장실에서 나는 소리는 바로 옆에 있는 유치장에도 다 들린다. 오 경사는 “바로 옆에는 남성 유치인들이, 바로 앞에는 남성 경찰들이 있는 상황에서 여성들이 화장실 이용하는 데 불편함이 많았다”고 말한다. 보통 유치장에 들어오면 평균 5일 정도 있어야 하는데, 화장실 이용 문제 외에도 달거리를 하거나 미니스커트같이 불편한 옷을 입고 있는 여성들은 남성 경찰들에게 이야기하기 힘든 또 다른 문제를 가지고 있었다.
남성인 그가 여성의 이런 ‘민감한’ 문제를 잘 포착하게 된 건 ‘인권강사 양성과정’의 역할이 컸다. 경찰청 인권보호센터와 국가인권위원회에서 시행하는 이 교육은 경찰의 인권의식을 확장시키고자 지난 6월 시작됐다. 교육과정을 수료한 그는 현재 3기 교육생을 대상으로 강의를 하고 있는데, 강의를 나가는 건 동기 중에는 처음이라고 한다.
‘에티켓 벨’ 아이디어를 성공시킨 뒤, 지금은 여성 경관들이 하루에 두번 여성 유치인들과 상담해서 불편함을 해결해주도록 하는 여경면담제도를 건의할 계획이라고 한다. “에티켓 벨을 설치하니까 서로 민망하지도 않고, 여성분들이 두번 물 내리지 않아도 되니까 물 절약도 되고 좋던데요”라며 웃는 오 경사. 앞으로 그가 경찰서를 찾는 많은 사람들을 웃게 하지 않을까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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