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남종영 기자 fandg@hani.co.kr
환경영화를 만드는 ‘고딩’ 영화감독 김태용(18·부산 경남고 3학년)군. 환경과 가족을 주제로 독특한 필모그래피를 쌓은 김군이 18분짜리 단편영화 <아이들은>을 가지고 제2회 서울환경영화제의 문을 두드렸다.
“집안에서 버림받은 형제가 여행을 떠나는 이야기예요. 가족이 파국이 나 밖으로 내몰렸을 때, 두 소년이 서로의 상처를 쓰다듬는 과정을 응시했죠.”
김군은 도시화 속의 해체된 가족을 묻는다. 그의 작품들 속에서 드러나는 불안한 가족 관계는 지구 생태계의 위기와 급속한 도시화와 관련이 있다. 6월부터 시나리오 작업을 시작해 6명의 스태프가 부산 해운대의 철거촌과 근교의 해수욕장을 누볐다.
“원래 이 작품은 형제가 부산의 롯데월드 옆 공사장에서 꿈을 깨는 것으로 끝났어요. 군더더기 같아 편집 과정에서 잘랐지만, 결국 도시 안 가족의 표류 이야기를 그린 거죠.”
그의 영화 이력은 글쓰기에서 시작됐다. 초등학교 6학년 때 단편소설을 쓰고 <초겨울 점심>이라고 이름 붙였다. 물론 미발표 습작이다. 소설가로 출발한 이창동 감독이 그랬듯, 김군에게도 영화에 대한 욕심이 생겼다. 중학교 때부터 시나리오를 썼고, 지금까지 5편의 작품을 만들었다. 글쓰기에서 영화 찍기로 성장한, 조숙한 감독인 셈이다.
“글은 원고지 안에 머물지만, 영상은 글로 담을 수 없는 여러 가지를 표현하잖아요. 게다가 영화는 스태프와 함께 부대끼는 것이 좋아요. 어떤 얘기를 직접 꺼낼 수 없을 때 카메라 뒤에서 설 수 있는 것도 좋고요.”
<아이들은>은 환경영화제가 공모한 청소년 환경영화 사전제작 지원작에 꼽혀 만들어졌다. 34개국 115편이 소개되는 환경영화제는 오는 9월8~14일 서울 시네큐브, 스타식스정동, 서울역사박물관에서 열린다. 개막작인 압바스 키아로스타미의 흑백 디지털 단편 <키아로스타미의 길>은 영화제쪽이 특별히 의뢰해 만들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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