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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한] 주한미군이 만든 10억원짜리 책?

등록 2005-07-28 00:00 수정 2020-05-02 04:24

▣ 김창석 기자 kimcs@hani.co.kr

김용한(49) 성공회대 외래교수는 주한미군 문제 해결에 16년을 바친 인물이다. 미군기지 문제를 거론할 때 그를 빠트릴 수 없는 이유다. 우연히도 그가 운동을 벌여온 평택 지역은 용산 미군사령부와 동두천, 의정부 미 2사단의 한강 이남 재배치 대상지가 됐다. 민주노동당 평택시위원회 위원장이기도 한 그는 여전히 평택미군기지확장저지범국민대책위 상임공동대표를 맡고 있다.

그가 ‘10억원짜리’ 책을 펴냈다. <주한미군 이야기>(도서출판 잉걸)라는 제목이 붙은 이 책이 10억원짜리인 이유에 대해 그는 이렇게 설명한다. “평택에서 시작해서 전국과 세계를 누비며 실제 투쟁하고 경험하며 보고 느낀 것을 정리한 책이다. 그동안 들어간 돈과 가정경제 책임까지 방기해가면서 벌지 않은 돈까지 합산해보니 10억원 넘게 투자된 책이다.”

그의 설명처럼 그는 일본(오키나와), 필리핀 등 미군기지 문제를 겪고 있는 나라와 지역들을 수시로 다니면서 세계적인 기지반대운동 네트워크를 구축했다. 그의 오래된 주장은 이제 한국 기지반환운동의 금과옥조처럼 돼 있다.

먼저 그는 “수도 서울에 외국군 기지가 있다는 것은 민족의 수치”라는 주장의 허구에 대해 지적한다. 서울에 있으면 민족의 수치이고, 지방으로 옮겨가면 민족의 자랑이 되느냐는 반문이다. 미군기지 문제는 전세계적으로 공통성을 지니고 있다. 살인·강도·강간·뺑소니 등 미군범죄 문제나 경제구조·지역문화가 왜곡되는 현상 등이 미군이 주둔한 전세계 국가에서 똑같이 일어나는 점을 봐도 알 수 있다. 따라서 문제의 해결은 지방 ‘이전’에서 찾을 게 아니라, (일정한 기간을 정해놓는다는 전제 아래) 기지를 ‘반환’하는 데서 찾아야 한다는 것이다.

최근 평택에서는 시위대와 경찰 사이에 격렬한 물리적 충돌이 벌어졌다. ‘과격 시위’와 ‘반인권적 경찰력 사용’이라는 주장이 팽팽히 맞서고 있지만, 김 교수는 기지 반환이 이뤄지지 않고 기지 확장이 계속 진행된다면 이런 충돌은 계속될 수밖에 없다고 내다봤다. 특히 정부가 미군기지들을 다 옮겨놓으면서 다른 한편으로 주민들을 달래려고 ‘특별법’을 만들었지만, 그것은 미봉책일 뿐이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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