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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건호 · 김진희 · 이태우 ] 베트남전이 병 주고 상 주고…

등록 2005-05-18 00:00 수정 2020-05-02 04:24

▣ 고경태 기자 k21@hani.co.kr


김건호(60), 김진희(60), 이태우(32·왼쪽부터)씨는 상을 받았다. 한 아름 꽃다발도 받았다. 하지만 표정은 밝지 않았다. 기분 좋은 일이지만 떠들썩하게 축하하는 분위기는 아니었다.

평화박물관건립추진위원회(대표 이해동)와 베트남 평화의료연대(대표 조기종), 나와우리(대표 노은희)가 공동 주최하고 한겨레신문사가 후원한 베트남전 종전 30돌 기념행사인 ‘베트남전과 나’ 수기 공모전에 입상한 세 사람이 모였다. 5월10일 서울 종로구 견지동 평화박물관건립추진위 사무실에서 열린 시상식 참석을 위해서다. 김건호, 김진희씨는 파월장병 출신이다. 이태우씨는 파월장병 아버지를 뒀다. 김건호씨는 철저한 군인정신으로 무장돼 있던 1967년 ‘자유의 십자군’이라는 신념에 따라 자원해서 베트남에 갔다고 한다. 포병대대의 정보과에서 전쟁의 실상을 접하면서 신념이 부끄러움으로 변하는 과정을 수기에 담았다. 김건호씨는 전투병으로 베트남에서 겪은 일들과, 한국에 돌아와 고엽제 후유증으로 뇌졸중에 걸려 고생하던 이야기들을 담담하게 적었다. 어린 시절 아버지에게 베트콩의 잔인함에 관한 이야기를 들으며 자랐다는 이태우씨는, 한국군이 잔인하게 작전을 벌였던 베트남 중부지방에서 자원봉사하게 되기까지의 과정을 그렸다.

김진희씨는 수상소감을 밝히는 자리에서 “한강 다리를 하나 덜 짓더라도 고엽제 후유증에 시달리는 참전군인들을 지원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건호씨는 “수기내용이 더 자세했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는 심사평에 대해 “국가를 원망하는 이야기 말고 쓸게 있었겠냐”며 씁쓸하게 웃었다. 이태우씨는 “언젠가 꼭 아버지와 함께 베트남 중부지방에 가고 싶다”고 말했다. 이들을 포함한 총10인의 수상작품은 곧 평화박물관건립추진위원회 홈페이지(www.peacemuseum.co.kr)에서 만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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