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임을출 기자 chul@hani.co.kr
“가난한 사람들의 옹호자로 거듭날 것인가. 아니면 국제관계를 더욱 해치는 신보수주의자로 남을 것인가.”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이 3월16일 빈민구제와 개발도상국 개발을 지원하는 세계은행 총재에 네오콘(신보수주의자)의 대표주자인 폴 울포위츠(61) 국방부 부장관을 지명해 세계인을 또 한번 놀라게 하고 있다. 그러자 국제사회에서 그의 깜짝 인사를 두고 논란이 거세다. 부시 대통령이 2기 국정 어젠다로 제시한 ‘자유 확산과 폭정 종식’을 국제금융기구를 통해 밀어붙이려 한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터져나오고 있다.
울포위츠는 선제공격론을 입안했고, 이라크 침공과 중동민주화론을 강력하게 주창하는 등 부시 행정부 1기의 대외정책 기초를 세운 인물이다. 9·11 테러가 터지자마자 부시 대통령에게 이라크 침공을 제안했고, “이라크에서 미국이 해방군으로 환영받을 것”이라면서 이라크전의 정당성을 설파했던 강경파의 핵심 인사인 셈이다. 그가 세계은행 총재로 옮겨갈 경우 최우선 과제는 역시 이라크 재건과 중동 민주화로 꼽히고 있다. <워싱턴포스트>는 세계은행을 부시 행정부의 중동 민주주의 확산 정책의 옹호자로 만들려는 공격적인 조처라고 전했다.
울포위츠는 예일대 교수를 지낸 뒤 국무부 동아태담당 차관보, 인도네시아 대사, 국방부 정책담당 차관을 지내면서 미국 내 강경파의 목소리를 대변해왔다. 그는 “국제분쟁 해결은 군축이 아니라, 빈곤 타파와 경제발전에 달려 있다”고 주장해왔다. 따라서 세계은행 총재에 취임하면 안보와 빈곤 문제의 연관성을 강조할 것으로 보인다. 부시 대통령은 이 때문에 개발도상국 지원기구인 세계은행의 총재로 울포위츠를 지명한 것으로 풀이된다.
그는 <워싱턴포스트>와의 회견에서 “민주와 자유의 고취에 관심을 갖고 있는 것은 분명하지만, 세계은행의 자원 배분은 정치적 고려와 경제적 고려가 함께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독수리의 눈매를 가진 그의 공격적 성격에 비춰 미국의 ‘민주주의 확산’ 논리는 이제 세계은행을 통해 널리 전파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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