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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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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어준] 쾌도난담 입심, 라디오 평정하세~

등록 2005-03-17 00:00 수정 2020-05-03 04:24

▣ 김소희 기자 sohee@hani.co.kr


<한겨레21> 쾌도난담에서 ‘입심’을 자랑했던 김어준(37·<딴지일보> 총수)씨가 기독교방송(CBS) 간판 시사프로그램 <시사자키 오늘과 내일>의 진행자가 됐다. 3월7일 첫방송 때부터 ‘혼자 가지 않는 시사’를 내걸고 특유의 입심과 저돌적인 배짱을 사정없이 부리고 있다. 10일에는 열린우리당 당권 경쟁에 나선 장영달 의원을 불러놓고 “왜 꼭 본인이 의장이 돼야 하나?” “근데 (예비경선에서) 신기남 의원은 왜 떨어졌나?” 같은 질문을 앞뒤 재지 않고 정공법으로 던졌다. 시사 문제란 “잘나고 근엄한 분들의 전유물도 아니고, 그런 까닭에 점잔 빼고 빙빙 돌려 말할 필요도 없다”는 게 그의 지론이다. “세상 모든 일을 다 알 수는 없고 다 알 필요도 없지만, 공동체의 구성원이자 자유로운 개인으로 살아가기 위해서는 꼭 알아야 할 것들이 있습니다. 그런데 시사, 재미없습니다. 어렵습니다. 주눅듭니다. 저, 혼자 안 갑니다. 보통 사람들 눈높이에 맞춰 같이 가겠습니다.”

<시사자키…>는 새 진행자를 맞아, 정치인을 포함한 뉴스인물을 신경정신과 의사, 문화평론가, 기자가 달려들어 뼛속까지 해부하는 ‘대한민국 시사클리닉’과 단 세줄로 복잡한 시사 문제를 한방에 정리하고 나쁜 놈이 누군지 콕 집는 ‘석줄 시사’, 잘 나가는 뉴스와 못 나가는 뉴스의 이면을 요모조모 따져보는 ‘시사 감별’ 꼭지를 선보인다.

앞서 <김어준의 저공비행>으로 편안하고 간혹 폭소 터지는 진행 솜씨를 선보였던 김씨인지라, CBS 안팎에서는 “방송에 물이 올랐다”는 평가도 나온다. 정작 본인은 잔뜩 긴장하는 모양새다. 사진 촬영에 앞서 그는 “웃기지 않게 찍어달라”면서 폼을 잔뜩 잡았다. 불행히도 사진은 진지해 보이기보단 무섭게 나왔다. 방송을 하면서도 종신제인 <딴지일보> 총수는 계속 맡는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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