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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지훈] 고교생의 ‘신용불량자’ 따라잡기

등록 2005-03-02 00:00 수정 2020-05-02 04:24

▣ 김영배 기자 kimyb@hani.co.kr

“신용불량자 문제는 소득과 소비의 불균형이라는 장기적 요인에 의한 것인데, 정부는 단기 대책만 내놓고 있다.”

올해로 2회째인 한국개발연구원(KDI) 주최 고등학생 경제경시대회 논술 부문에서 가장 눈길을 끈 이는 서울 휘문고 2학년 서지훈(17)군이었다.

서군은 ‘신용불량자 현상 분석과 정부 정책에 대한 평가’ 논술에서 신용불량자 문제의 원인으로 소득과 소비의 불균형을 꼽았다. “소득 측면에서는 실업률 증가와 기업의 일용직 선호가 신용불량자 양산의 직접적 요인이다. 또 소비 측면에서는 물가 상승과 실질임금의 부조화 속에서, 소득이 줄어도 과거 소득 수준의 소비를 유지하려는 ‘듀젠베리 효과’가 신용불량자 양산의 원인이다.”

서군은 그런데도 “정부는 이직과 취업을 장려하는 식의 단기적인 대책에 머물고 있다”며 “조기에 직업탐색 교육을 실행해 미래 세대의 실업 문제에 대비하고, 산·학 협력을 통해 인재양성 인프라(기반시설)를 구축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서군의 답안은 심사위원단(단장 김인철 성균관대 교수) 논술 부문 평가에서 30점 만점에 20.1점을 받았다. 참가자 4107명 가운데 최고점수였다. 이에 따라 서군은 지난 2월21일 이번 대회 특별상인 서울대총장상의 영예를 안았다.

심사위원단은 특별상 심사평에서 “신용불량자 문제가 소비의 지나친 증가나 소득의 감소 탓임을 파악한 뒤 그 이유를 고등학생 수준으로는 놀라울 정도로 차분하게 설명했다”고 밝혔다.

서군은 “평소 신문 칼럼을 스크랩해 숙독하고 여유 시간에는 법정 소설을 즐겨 읽는다”고 말했다. 서군은 법대에 진학해 경제 관련 법을 공부한 뒤 기업 인수·합병 전문 변화가 되고 싶다는 꿈을 갖고 있다. 아버지 서동희(44)씨도 경제 관련 변호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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