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런던=줄리언 체인 전문위원 joimsook@hotmail.com
크레그 머레이는 우즈베키스탄(약칭 우즈벡)의 영국 대사였다. 45살에 영국의 최연소 대사가 된 그는 여왕이 수여하는 작위를 자신의 몫이 아니라는 이유로 세번이나 거절했다. 그는 우즈벡의 인권 상황을 신랄하게 공격해 주목을 끌기도 했다. 우즈벡을 한마디로 ‘사기꾼 정상배’들이 통치하는 나라로 묘사했다. 미국도 싸잡아 나무랐다. 우즈벡이 미국에 미군기지를 제공하는 대가로 심하게 유린당하는 인권 상황에 침묵하고 있다는 것이다. 우즈벡은 미국이 인접국 아프카니스탄에서 벌이는 ‘테러와의 전쟁’을 지원하고, 이 지역의 러시아 영향력을 제어하는 데 중요한 미국의 전략적 요충지다. 이런 이유로 머레이는 미국이 “우즈벡에서 벌어지는 조직적인 고문과 강간을 경범죄쯤으로 간주한다”라고 비판했다. 그의 비판 덕에 미국 국무부는 우즈벡의 인권 상황을 재고하기 시작했고, 경찰과 감옥에 대한 7900만달러의 원조를 철회하게 되었다.
영국 외무부도 그의 공격적인 화살에서 벗어나진 못했다. 그는 영국 외무부가 우즈벡 경찰이 고문으로 얻어낸 정보를 이용하고 있다고 폭로했다. 그는 영국 외무부가 “스스로 잘난 줄 알지만 사실은 경직되고 무능하다”라고 독설을 퍼부으면서 파시스트 정부와 칵테일 파티를 하는 외교가 무슨 의미가 있는지 되물었다. 또 동료 외교관들이 ‘음흉한 침묵’을 지키는 것에 대해 경악을 금치 못한다고 했다. 그의 폭로에 따르면 우즈벡 경찰들의 고문은 산 사람을 끓는 물에 집어넣는 등 악랄하기 그지없다. 많은 고문 피해자들과 그 친지들이 그를 찾아와서 많은 사실들을 그에게 알려줬다. 그가 직접 이들을 방문하기도 했고, 가정폭력을 당하거나 인신매매에 저항해 분신을 한 여성들도 찾아갔다. 그는 “그들을 위해 무엇을 할 것인지를 두고 자신의 양심과 싸워야 했다”라고 털어놓았다. 외교관 신분으로서 ‘너무 앞서간’ 그의 튀는 행동 때문에 우즈벡은 물론 미국 그리고 영국 정부마저 그의 옷을 벗기려 갖은 시도를 다했다. 결국 2004년 10월16일 그는 쫓겨났다. 영국 외무부는 그가 동료들의 신뢰를 받지 못하는 인물이기 때문이라는 궁색한 해고 사유를 제시했다. 그는 근래에 보기 드문 정의로운 외교관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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