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계완 기자 kyewan@hani.co.kr
지난해 세밑, 현대자동차 정몽구 회장이 하루는 황당할 정도로 조롱당하고 그 다음날은 큰 상을 받았다. 조롱당한 것도 상을 탄 것도 모두 외국 언론한테서인데, 조롱은 영국 언론으로부터 칭찬은 미국 언론으로부터 받았다.
정 회장은 2004년 12월30일 미국 유명 경제주간지인 <비즈니스위크> 최신호(1월10일치)에서 자동차 부문 ‘올해 세계 최고의 CEO’로 선정되었다. <비즈니스위크>는 전세계적으로 경영능력이 탁월한 17개 부문 선정자를 발표했는데, 아시아에서는 정 회장이 유일하게 선정되었다. <비즈니스위크>는 미국 제이디파워사의 초기품질평가에서 현대차가 업계 최고인 도요타를 제치고 자동차업계 상위를 차지해 현대차의 글로벌 브랜드 이미지를 향상시켰으며, 한국 내수시장의 어려움 속에서도 글로벌 경영을 확대해 전년 대비 대폭 증가한 실적을 기록한 것이 수상 이유라고 밝혔다. 품질경영을 바탕으로 현대차 품질을 비약적으로 성장시킨 능력과 공로를 인정한 것이다. 현대차쪽은 “이번 선정으로 정 회장이 전세계 자동차 산업을 이끌어가는 자동차 전문경영인으로서의 위상을 확립함과 동시에 현대차의 기업 이미지 제고는 물론 한국 자동차 산업의 위상도 크게 높아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하루 전인 29일 영국의 대표적 공영방송인 <bbc>는 채널2의 <톱 기어>(Top Gear)라는 오락 프로그램에서 한국 자동차를 극단적으로 깎아내리며 웃음거리로 만들었다. 특히 현대차 겟츠가 “차 크기는 폴크스바겐 골프(Golf)와 같지만 가격은 햄 샌드위치 정도로 싸다. 런던의 한끼 밥값만도 못하다”며 조롱했다. 또 한국산 세탁기와 냉장고, 전자레인지를 조악하게 조립해 만든 자동차 모형 조립품을 선보이면서 “그들(한국)은 자동차를 가전제품 만들듯이 한다. 한국차가 싼 이유는 싸구려 자재와 부품을 쓰기 때문”이라고 힐난했다. 이에 대해 현대차쪽은 “문제의 프로그램이 진실을 왜곡하고 있지만 프로그램에 진지함이 전혀 없는데다 완전 오락성이어서 정색하고 대응하면 오히려 모양새가 이상해질 수도 있다”고 대응을 삼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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