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수병 기자 hellios@hani.co.kr
“책의 내용부터 편집, 제작까지 혼자 만들면서 예술적 감각까지 새기고 있죠. 이것이 바로 책하고 노는 것 아닐까요.” 경력 4년차 북아티스트 박소영(26)씨는 책에 향기를 넣는 일에 푹 빠져 지낸다. 그에게 책은 읽는 것이라기보다는 감상하는 것에 가깝다. 그의 책을 감상하는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국내외의 북아트 전시회에 단골 작가로 참여하고 있다. 이제는 혼자만의 전시회도 준비하고 있다. 2005년 10월 우리나라가 주빈국으로 참가하는 ‘프랑크푸르트 북페어’에도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국내에 북아트가 처음 소개됐을 때만 해도 종이를 실로 꿰매는 북바인딩이 북아트를 대변하는 것으로 여겨졌다. 지금도 북바인딩은 예술적으로 업그레이드되고 있다. 하지만 박씨는 책이 작품으로 탈바꿈하는 데는 한계가 없다고 믿는다. 그래서 아름다움을 표현할 수 있는 것이라면 무엇이든 북아트의 재료로 삼는다. “북아트의 매력은 다양한 시도를 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자연적인 것들은 물론 낡은 것들이라 여기는 나무나 지푸라기, 심지어 불로 태운 이미지까지 예술적으로 거듭날 수 있거든요.”
실제로 박씨의 작품 소재는 아이디어가 번뜩인다. 나무컵으로 이뤄진 책이나 부채 모양으로 펼쳐서 보고 읽는 책도 있다. 박씨의 작품은 세계시장에서 ‘거래’되기도 한다. 북아티스트 작가 모임인 ‘북프레스’ 소속 작가로 영국 런던 북페어에 출품한 <숨 쉬는 책>은 현지에서 5권이나 팔렸다. 모두 10권을 제작한 이 책은 책을 하나의 나무라 생각하고 향이나 촉감을 느낄 수 있도록 하며 태아가 자라는 모습을 담았다. 그의 북아트 작품은 소장가들의 구매 목록에 곧잘 오른다.
“하나의 작품을 만들려면 보통 2달 정도 걸려요. 작품별로 많게는 10여개까지 만들지만 대개는 5~6개 정도입니다. 책에 관심 있는 사람들이 쉽게 구입할 수 있는 가격을 책정해 북아트의 대중화를 꾀하려고 해요.” 나름의 감각만 있으면 누구나 작품을 만들 수 있다는 게 북아트의 커다란 매력이다. 국내에 전업 북아티스트는 50여명 정도여서 초보 작가라 해도 작품을 인정받을 공간도 많이 있다. “시화집 만들던 솜씨 발휘해서 북아트의 세계에서 아름다운 책을 만드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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