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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용상] 당 소식 한 아름, 자전거에 실어

등록 2004-12-11 00:00 수정 2020-05-03 04:23

▣ 박창식 기자 cspcsp@hani.co.kr

“우리 당 국회의원들이 너무 혹사당하는 게 안쓰럽기도 하지만….”
정용상(28)씨는 민주노동당 기관지인 주간 의 국회 출입기자이다. 10명인 소속 의원들과 마찬가지로 정씨도 만만찮은 중노동을 하고 있지만, 그는 ‘의원들의 중노동’을 먼저 입에 올렸다.

그가 관찰한 바에 따르면 민주노동당 의원들은 “정말 앉아서 쉴 틈이 없다”고 한다. 10명 의원이 상임위별로 한명씩 배치되어 당의 입장을 관철해야 하는데다, 의정활동과 대중투쟁을 결합한다는 독특한 원칙 때문에 집회 현장에도 수시로 나가야 하는 탓이다. 따라서 의원들은 새벽부터 밤까지 하루에 10여개의 공식·비공식 일정을 소화하는 게 보통이며, 걸어갈 때도 대개 보좌진이 들러붙어 뭔가를 상의하는 모습이 종종 보인다고 한다.

정씨는 “강기갑·현애자 의원의 경우는 총선 때 논바닥을 누비며 선거운동을 할 때에 비해 얼굴이 한층 상한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나 노회찬 의원의 말처럼 “의지보다 강한 체력은 없다”는 생각으로 버티는 듯하다고 정씨는 말했다.

정씨도 비슷하다. 그는 아침 8시에 국회에서 열리는 민주노동당 의원단 회의에 배석하는 것으로 대개 일과를 시작한다. 낮에는 의원회관의 소속 의원 사무실을 돌며 동향을 취재한다. 정씨는 “기관지 기자라곤 하지만 나서서 취재하지 않으면 기사를 쓰지 못한다”며 “가만히 앉아 있는데 의원이나 보좌진이 기삿거리를 제공하진 않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업무 성격상 그는 1.5km쯤 떨어진 중앙당사와 국회 사이를 수없이 오가야 한다. 그래서 그는 자전거를 자주 이용한다. 민주노동당은 국회~당사간 교통수단으로 20여대의 자전거를 운영하고 있는데, 정씨도 그러한 ‘자전거족’ 가운데 한 사람이다. 자전거족의 등장도 민주노동당의 원내 진출 뒤 달라진 풍속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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