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계완 기자 kyewan@hani.co.kr
최근 경기도 분당 KT(사장 이용경) 사옥에서 난데없는 ‘붕어빵’ 사건이 벌어졌다. 지난 11월10일부터 회사쪽이 1주일에 한번씩 직원식당 앞에서 점심식사 시간에 붕어빵을 구워서 직원들에게 나눠주기 시작한 것. 처음 붕어빵을 집어든 사원들은 웬 붕어빵이지, 하면서 맛있게 먹었다. 의아스러운 건 이용경 사장의 지시로 붕어빵을 나눠주고 있다는 얘기였다. 그 다음 주에도 점심 때 붕어빵이 등장하자 사원들은 “뭔가 있는 모양인데, 붕어빵에 담긴 뜻이 뭐지?” 하면서 삼삼오오 모여 분석에 들어갔다. 이유는 밝히지 않은 채 일주일 뒤에 한번 더 붕어빵을 나눠주라는 이 사장의 지시가 있었고, 궁금증은 더 커졌다.

의문의 붕어빵을 계속 먹던 직원들은 하나둘씩 사내게시판을 통해 붕어빵에 의미를 달기 시작했다. ‘혼자 먹기 미안해서…’와 같은 장난기 어린 의견에서부터 변화와 혁신의 뜻이 담겨 있을 것이란 의견까지 게시판에는 그야말로 붕어빵 말잔치가 벌어졌다. 한 직원은 “우리 KT도 갓 구워낸 붕어빵만 판매하는 정신으로 고객을 사로잡는다면 고객만족! 문제없지 않을까요?”라고 말했고, 어떤 직원은 “습관적으로 남 하는 대로 행동하는 모방과 안주를 질타하신 것이 아닐까요?”라고 풀이했다. 또 다른 직원은 “붕어빵에는 붕어가 없다. 진정한 KT맨으로 변혁을 하자는 의미”라고 정리했다. 전주의 한 직원은 이 얘기를 듣고 본인이 직접 붕어빵 40개를 사서 사장님이 보내주신 것이라며 부서 직원들에게 나눠줬다고 한다.
각종 추측성 글이 난무하는 가운데 이 사장은 뒤늦게 진짜 이유를 밝혔다. “붕어빵이 제일 맛있는 때가 언제인가? 갓 구워내 따끈따끈할 때 먹어야 가장 맛있고 제 맛이 난다. 변화와 혁신도 마찬가지다. 변화를 시도했을 초기 단시일 내에 공감대가 형성됐을 때 바짝 이뤄내야 한다는 의미에서 붕어빵을 나줘준 것이다.” 이 사장은 올 추석 무렵 전 사원들한테 퀴즈메일을 보내 ‘불가능, 그것은 아무것도 아니다’라는 광고카피의 원문을 찾아서 회신하라고 한 뒤 정답을 보내온 사원들한테 라는 책을 선물로 나눠주기도 했다. 당시 메시지가 “책 속에 길이 있다”였다면 이번에는 “붕어빵 속에 길이 있다”는 뜻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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