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미영/ 전 기자 instyle@hani.co.kr
11월28일 서울 목동 방송회관에서는 다시 볼 수 없는 세기의 대결 ‘WWE’(World Wedding Entertainment) 경기가 펼쳐졌다. ‘신장동 불가마’ 대 ‘행신동 샤론 스톤’의 결혼식이 바로 그것이다. 이종격투기 경기 티켓처럼 특이한 청첩장에는 험악한 레슬러들을 배경으로 드레스를 입은 다소곳한 신부 김효진과 근육질의 다부진 몸을 자랑하는 신랑 김남훈 (31)이 서 있다. 청첩장을 받았던 지인들은 잠깐 어리둥절하다가 박장대소했다. 4년 전 ‘야쿠자가 시체를 처리하는 법’ ‘야한 비디오를 본 뒤 얘기하는 법’ 같은 내용을 담은 책 를 펴낸 김남훈씨다운 아이디어였다.

그는 만능 직업인으로 통한다. 대학 시절엔 온라인 마케터·오토바이 부품 장사·통닭집 운영을 했고, 졸업 뒤에는 일본어 강사·문화방송 라디오 DJ· 콘텐츠 기획자·칼럼니스트를 했다. 2001년에는 180cm, 120kg이라는 ‘거구’를 살려 프로레슬러로도 데뷔했다.
“호기심이 많아서 좋아하는 일은 다 하게 되더라고요. 그 일을 직접 해보는 것만큼 많이 알 수 있는 방법은 없죠. 장남 노릇 요구하지 않은 부모님 덕분이기도 하고요.” 의외로 점잖은 설명이다.
김씨는 40대 킥복서 이효필에게 호기롭게 도전장을 던진 상태이다. 프로레슬러 데뷔 이후 18전18패라는 완패 기록을 갖고 있지만, 내년엔 이종격투기 경기를 통해 반드시 1승을 거머쥘 생각이다. 포기하지 않고 계속 링 위에 오르는 비결은 무엇일까. 지난 시절 벌인 일들이 비록 다 망했지만, 실패에서 얻은 교훈이 너무나 값지기 때문이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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