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춘재 기자 cjlee@hani.co.kr
2004 아테네 장애인올림픽 사격 금메달리스트 허명숙(48) 선수는 올겨울을 따뜻하게 날 수 있게 됐다.

허 선수는 지난 장애인올림픽 직전까지 서울 성북구 상월곡동의 14평 임대 아파트에서 살았다. 장애인 생활보호대상자에게 배정된 임대 아파트다. 그런데 허 선수의 집은 19층 맨 꼭대기에 있었기 때문에 겨울이면 강한 바람이 창문 틈으로 들어와 몹시 추웠다. 너무 추워 한낮에도 이불을 뒤집어쓰고 생활해야 했다. 그런데 지난 장애인올림픽에서 허 선수가 금메달과 은메달을 딴 이후 그의 집이 바뀌었다. 허 선수가 장애인올림픽이 끝나고 귀국하자 성북구청이 그의 환영행사를 열어줬는데, 이 자리에서 허 선수가 “생활하는 데 어려움이 없느냐”는 서찬교 구청장의 질문에 그동안의 어려움을 하소연한 것이다. 그때 허 선수의 얘기를 들은 이웃 할머니가 서 구청장한테 “이런 행사 한다고 돈 낭비하지 말고, 집이나 바꿔주쇼”라고 말했고, 이 말을 들은 서 구청장은 직원들에게 이를 해결하도록 지시했다. 성북구청은 도시개발공사의 협조를 얻어 허 선수의 집을 19층에서 2층으로 옮겨줬다. 성북구청의 ‘배려’는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휠체어를 타고 사용할 수 있도록 특수 싱크대를 설치해줬고, 바람을 막기 위한 새시와 붙박이장도 무료로 제공했다.
한달 30만원 남짓한 보조금 탓에 주로 된장을 먹고 생활했던 허 선수가 금메달을 목에 걸자 언론들은 ‘된장 메달’이라 불렀다. 허 선수는 “주변에서 격려해주시는 분들이 많다. 너무 감사하다”고 말했다. 그는 일반 선수 기준으로 오른 연금과 포상금을 곧 받을 예정이어서 어느 때보다 따뜻한 겨울을 보낼 수 있게 됐다. 하지만 그의 가슴 한구석은 어딘가 허전하다. “이런 배려가 다른 장애인들에게도 베풀어졌으면 좋겠는데….”
한겨레21 인기기사
한겨레 인기기사

폭염에도 에어컨 없이 28도…이 아파트 ‘블라인드’ 창밖에 달렸네

추미애 “국가직 소방 인건비 1조, 왜 경기도가 대납하나”

40도 역대급 기온, ‘35도 안팎’으로 내려온다…폭염 특보는 계속

“엄마, 신발이 벗겨져”…못 돌아온 내 아들, 거실 쪽으로 새 구두 놔뒀어

오세훈 “용산공원 아파트, 노무현·문재인도 반대했다…1㎝ 훼손도 안 돼”

김민석, ‘0.87%p’ 차이로 누적 1위 탈환…제주·인천서 정청래 제쳐

낙동강 하류 4개 보 개방, 가뭄으로 사실상 실패

이 대통령, ‘결혼 페널티’ 개선 예고…“정책 때문에 망설이는 일 없어야”

“암 수술하고 파크골프 덕에 체력 회복”…시니어 전신 운동으로 각광

폭염 속 대구 아파트 1200세대 한밤 정전…“차에서 에어컨 틀고 기다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