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빌뉴스=글·사진 최대석/ 자유기고가 ds@chojus.com
강, 호수, 숲이 많은 리투아니아는 예로부터 사냥과 낚시가 널리 행해졌다. 특히 눈이 많이 오고 날씨가 추운 겨울철엔 숲 속 사냥과 얼음 낚시가 흔하다. 사냥꾼들은 보통 자신이 직접 잡은 짐승의 털가죽이나 머리와 뿔 등을 박제해 집안의 장식물로 활용한다. 이에 반해 낚시꾼들은 자신이 낚은 월척과 함께 찍은 사진을 기념물로 간직한다.

하지만 리투아니아 남부 도시 알리투스에 살고 있는 프라나스 쿨빈스카스 (76)는 자신이 잡은 월척들을 남다르게 보존하고 있어 화제가 되고 있다. 그는 호숫가 집에서 태어나 아버지의 영향으로 어릴 때부터 낚시를 즐겨해왔다. 결혼한 뒤에는 가족과 함께 휴일에는 낚시를 했다. 30여년 전 어느 날 그는 잡아온 곤돌메기를 아내에게 요리를 부탁했다. 하지만 그는 뭔가 아쉽다는 생각이 들어 물고기 박제를 생각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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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고 두고 기념할 만큼 큰 물고기를 그냥 요리를 해먹고 쉽게 잊어버리는 것보다 사슴 머리처럼 박제를 해놓으면 좋은 장식품도 되고 오래 기억할 수 있을 것이다.” 그는 이미 동물 박제를 해본 경험이 풍부한 터였다. 그 뒤로 그는 자신이 낚시로 잡은 커다란 물고기의 머리를 박제해왔다. 박제품에는 물고기의 길이, 무게, 잡은 장소 등이 일일이 기록돼 있다. 그가 잡은 최고 월척은 76cm, 19.6kg의 곤돌메기다.
물고기 머리를 원형대로 보존하고 아가미를 최대한 벌린 상태로 박제를 하기 위해서는 특별한 기술이 필요하다고 한다. 그의 박제 솜씨는 뛰어나 박제 경연대회에서 여러 차례 수상하기도 했다. 국내외 전시회에도 여러 차례 참가했다. 그의 박제 솜씨는 널리 소문이 나 리투아니아 국내뿐 아니라 외국에서도 물고기 머리 박제를 부탁한다. 그가 만든 물고기 머리 박제품 4점을 새 자동차 한대 값으로 사겠다는 한 독일인의 제안을 거절할 만큼 자신의 박제품에 큰 자부심을 갖고 있기도 하다.
그는 비록 작은 규모이긴 하지만 반지하의 작업실을 깔끔히 정리한 뒤 물고기 머리 박제 개인박물관을 차려놓았다. “찾아오는 손님들이나 단체로 견학을 온 학생들에게 낚시와 박제에 대한 오랜 경험을 이야기할 때가 가장 즐겁고 신나는 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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