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수현 기자 groove@hani.co.kr
운동인의 가을·겨울을 위한 삼식이의 불꽃 추리닝, 빨강·검정 2종 세트가 발매됐다.

아디다스의 3선이 구긴 한국 추리닝의 자존심을 회복하고자 브랜드 SAM(삼)의 ‘삼식이’ 박성현 (27)씨가 2선·4선, 아류가 판치는 시장에 ‘선 없는 디자인’으로 도전장을 내민 것이다. 이미 무적이발·매롱·공산소룡 등 다양한 티셔츠로 마니아를 확보한 그는 그동안 쌓은 의류 제작의 내공을 한데 모아 야심작을 내놨다.
그가 옷을 만들어 팔기 시작한 건 2002년이다. “동대문 시장의 ‘카피’ 제품들이 지겨웠어요. 한국 옷은 다 이런가 싶었죠.” 적성에 맞지 않는 공학 공부를 1년 만에 그만두고 옷장사를 했던 그는 디자인을 독학으로 익혔다. 그 뒤 게임업체 넥슨에 캐릭터 디자이너로 취직해 첫 보너스를 타고 바로 프로젝트에 들어갔다. 첫 제품 무적이발 티셔츠를 자신의 사이트 ‘후훗’(huhut.com)과 여자친구의 쇼핑몰(banila.co.kr)에 내놓자 반응이 밀려오기 시작했다. 지금은 1300k, dcx, dnshop 등의 사이트에도 입점을 한 상태다.
“막상 시작하니 원단, 염색, 지퍼 등 모르는 것 투성이였어요.” 염색 기본 수량이 500장이라 소량 생산을 고집하는 장사는 찍을수록 손해이기도 했다. “공장에선 돈 되는 일 아니면 안 하려 하니 애를 먹었죠. 지금은 제 옷을 재미있어하시고, ‘그 공장에서 만들었대’라는 소문을 즐기고 계시지만요.” 개성이 아니면 죽음을 달라는 소호 디자인 업체들이 국내의 열악한 제작 환경 때문에 그냥 죽어버리는 일이 다반사란다.
“반품이 2% 미만이고, 수집가들도 있어요." 뿌듯한 표정을 짓는 그는 ‘소비자’가 제일 무섭다고 한다. “1만원 더 남기기보단 최소 마진을 지키면서 재미있게 하고 싶어요.” 그래서 브랜드 SAM과 디자이너 삼식이를 탐내는 의류업체들의 제안을 거절했던 걸까. “널리 알리고 돈 벌려면 그 길이 제일 빠를 거예요. 하지만 ‘팔아야 한다’는 강박관념으로 만들다 보면 독특한 사람들을 위한 옷을 못 만들 거 같아요.” 내년엔 스트리트 브랜드 ‘SAM’을 본격적으로 런칭할 예정이다. “어느 정도 품종이 갖춰지면 일본에 진출하고 싶어요.” 그의 감각을 높이 산 한 에이전트와 함께 의욕적으로 준비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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