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주현 기자 edigna@hani.co.kr

114에 술집 ‘바다’를 문의하면 으레 이름이 비슷한 횟집들을 가르쳐주기 마련이다. 물고기가 사는 바다가 아니라 술맛과 분위기가 살아야 하는 ‘bar’인 것인데, ‘바’라는 보통명사를 상호로 붙인 데는 모름지기 ‘바’라는 것은 어떠해야 한다는 주인장의 소신 또는 자신감이 깔려 있는 듯하다. 2년 반 전 서울 홍익대 앞에 둥지를 튼 바다 사장님 김명렬 씨가 최근 잡지를 냈다. 조금 느린 사람들의 잡지 (通). 혼자 가도, 여럿이 가도, 낯선 사람들과 꽁꽁 끼어 카운터에 둘러앉아도 마음이 포근해지는 바다의 공간을 종이로 옮겨놓은 느낌이다. 굳이 장르를 구분하자면 ‘문화잡지’ 정도로 말할 수 있겠다. 그런데 왜 일까? 김 사장은 창간사에 이렇게 썼다. “진정한 웰빙은 관계의 회복에 있다. …그리고 그 최초의 시작에는 늘 느림이 있다. 표현하려면 먼저 느껴야 하고, 느끼기 위해서는 먼저 보아야 하고, 보기 위해서는 먼저 나의 시선이 천천히 느리게, 섬세하게 움직여야 한다. 느려져야 볼 수 있는 것이고, 그 지점에서 진정한 관계의 회복이 시작된다.”
등에서 연극기자 경력을 10년 가까이 쌓아온 김명렬씨는 “때가 되면 조그만 잡지 하나를…”이란 말을 입버릇처럼 달고 살았다고 한다. 여행을 좋아하는 친구들과 여행잡지를 만들어보자고 했다가, 그렇다면 아지트 같은 술집을 딸림사업으로 해보는 게 어떨까 하다가 덜컥 술집부터 내게 됐다고 하는데, 이제야 꿈을 이루게 된 셈이다. 바다를 운영하며 2년 반 동안 마신 술이 지난 10년 동안 마신 술보다 더 많다는 김 사장은 덕분에 즐거운 사람들을 많이 만났다고 한다. 그리고 이 즐거운 단골들은 의 필자로 기꺼이 참여해 지면을 빛내주었다. 배우 장용철씨, 일러스트레이터 이강훈씨, 음악웹진 의 편집장 차우진씨, 홍대 문화에 애정이 깊은 미국인 알렉 포터 등 21명의 편집인이 함께하고 있다. 은 1년에 8번쯤 발행될 계획이며 정기구독자도 모집하고 있다(02-326-2062~3, www.spacetong.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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