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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본근] 한나라당의 ‘소금’ 떴다

등록 2004-11-05 00:00 수정 2020-05-03 04:23

▣ 정광섭 기자/ 한겨레 정치부 iguassu@hani.co.kr

“사무처 당직자로 들어와서 딱 2년 여당 해보고, 내리 7년째 야당입니다. 이대로는 안 되겠다 싶어 앞장섰습니다.”

열린우리당에 이어 한나라당의 중앙당 사무처 당직자들도 노동조합 결성을 추진하고 있다. 지금까지 노조 가입 대상 당직자 120명 가운데 100명 가까이가 가입 신청을 했고, 오는 5일 서울 염창동 당사에서 창립총회를 연 뒤, 강서구청에 설립신고를 할 예정이다. 사무처 당직자협의회 공동대표로 산파역을 맡고 있는 구본근

(39·전략기획본부) 팀장은 1일 노조 설립에 대해 “무엇보다 한나라당의 집권 가능성을 높이기 위한 노력”이라고 단언했다.

“당 지도부와 일부 의원들을 중심으로 ‘정당 당직자가 무슨 노조냐’는 부정적인 반응이 있는 것은 사실입니다. 그렇지만 정당은 국민의 신뢰를 먹고 살아야 하고, 그런 점에서 도덕성이 떨어지면 망할 수밖에 없습니다. 부패를 막을 내부 감시자가 꼭 필요하다는 얘깁니다.”

구 팀장은 ‘차떼기’로 상징되는 2002년 대선자금 문제도 거론했다. “정당은 의원들만의 것이 아니고 지지자와 당원의 이익을 대변해야 하는데, 일부의 잘못으로 국민이 등을 돌리게 됐고, 그래서 도덕성 회복이 가장 시급하다”는 것이다. 노조창립준비모임이 마련한 규약이 노조의 구실을 ‘부패 방지를 위한 내부 감시와 견제’로 명시한 것도 이런 맥락이다.

한나라당 사무처 당직자들의 노조 설립 추진은 이미 지난해 초 시작됐다. 16대 대선 패배 직후인 지난해 1월 “정권 재창출을 위해서는 우리가 나서야 한다”며 노조의 전 단계로 사무처협의회를 구성했고, 올 초 이를 노조로 확대 발전시키기 위한 준비모임을 꾸렸다.

구 팀장은 “노조가 설립되면 당직자들의 결속력이 커지면서 투쟁력도 강화될 것”이라며 “소속 의원·단체장들에 대한 자정 노력은 물론, 각종 현안에 대해서도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내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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