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계완 기자 kyewan@hani.co.kr
“지난 62년부터 내가 오랫동안 ‘대화운동’을 시작해왔는데 여전히 우리 사회에 대화가 부족한 게 현실입니다. 대화운동을 제대로 못한 나의 책임도 많아요. 그런데도 나한테 상을 준다니 멋쩍습니다.”

여해(如海) 강원용(87·대화문화아카데미 명예이사장·(사)평화포럼 이사장) 목사는 수상이 과분하다는 듯 연방 겸손해했다. 강 목사는 오는 11월9일 서울 신라호텔에서 열리는 ‘2004 파라다이스상’ 특별공로부문 수상자로 선정됐다. 그는 우리 사회에서 대화운동을 이끌어온 리더로서, 지난 1965년 한국크리스챤아카데미를 설립해 양극화된 대결구도를 지양하고 새로운 커뮤니케이션과 소통을 위한 대화의 장을 만들어 화해와 상생의 문화를 일구는 데 헌신해왔다.
대화운동은 점차 이질성이 심화되는 때에 닫힌 마음의 문을 열고 얽힌 모든 문제의 실마리를 찾는 노력을 대화에서 찾아야 한다는 것으로, 강 목사는 크리스챤아카데미의 명칭을 ‘대화문화아카데미’로 바꾸기도 했다. 미국에서 신학을 공부한 그는 한국 교회가 전도보다는 사회를 위한 일에 공헌해야 한다는 생각으로 1957년 ‘한국기독교사회문제연구소’를 설립했다. 1965년에는 개신교, 천주교, 불교, 유교 등 6대 종교 지도자들을 초청해 ‘한국 제종교의 공동 과제’라는 주제로 한국 역사상 최초의 종교간 대화 모임을 개최하기도 했다.
강 목사가 말하는 대화란 무엇일까? “토론과 대화는 달라요. 토론은 내 이야기가 옳다고 주장하는 것이고, 대화는 상대방의 이야기를 들어주면서 내가 미처 몰랐거나 잘못 알았던 사실을 깨달아 자연스럽게 서로의 다른 점이 녹아들어가는 겁니다. 지금은 대화가 거의 없고 대결과 토론, 논쟁만 판치고 있어요.”
파라다이스상은 파라다이스 그룹 창업주인 전낙원 회장의 뜻에 따라 문화·예술 발전 및 사회복지 증진에 공헌한 사람을 선발해 포상하는 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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