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베이징=박현숙 전문위원 strugil15@hanmail.net
“앞으로 두 따님들도 정치를 하게 할 생각인가요?” ‘터미네이터’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입가에서 미소가 흘러나왔다. 시종일관 근엄한 표정을 짓고 있던 그를 ‘웃긴’ 사람은 중국에서 날아온 16살의 소녀 기자 리징 (李晶)이다. 지난 10월11일, 러시아 크레믈린궁에서는 푸틴의 방중 5일여를 앞두고 중국 내 주요 언론사 기자들과 푸틴의 기자회견이 열렸다. 이 자리에는 등 관영매체 기자들 외에 유일한 미성년자 기자인 리징이 ‘어른’ 기자들과 함께 참가했다. 중국 청소년 잡지 기자인 그는 이날 푸틴을 웃게 만든 ‘능력과 재치 있는’ 기자로 일약 스타로 떠올랐다.

리징은 푸틴에게 두 가지 질문밖에 하지 못했으나 이를 준비하기 위해 1년 전부터 치밀한 준비를 해왔다. 이미 중국 국가주석인 후진타오를 취재한 경력이 있는 리징은 청소년들 사이에서 부러움을 한몸에 받고 있는 스타 기자다. 지난해 우연히 푸틴에 관한 신문기사를 읽으면서 그를 직접 인터뷰하고 싶다는 ‘꿈’을 가지게 되었다. 특히 푸틴의 막내딸이 중국어를 배우며 중국 문화에 관심이 많다는 내용을 접하고는, 그와 친구가 되고 싶다는 당돌한 생각까지 했다. 그래서 이 야무지고 당돌한 소녀 기자는 즉각 푸틴에게 편지를 보냈다. 자신은 베이징의 한 예술단의 첼로 연주자로서 기회가 되면 푸틴의 딸과 중-러 청소년 우호를 위해 합동 첼로 연주회를 열고 싶으며, 기자로서 푸틴을 인터뷰하고 싶다는 내용이었다. 그러나 즉시 회답을 받지는 못했다. 리징은 여기서 포기하지 않고 푸틴의 홈페이지를 통해 취재 요청 이메일을 계속 보냈다.
지성이면 감천이라던가. 드디어 리징은 주중국 러시아 대사관쪽으로부터 기쁜 소식을 들었다. 푸틴이 리징의 취재 요청 서한을 받고, 여기에 동의했다는 것이다. 2004년 10월11일, 드디어 리징은 러시아 크레믈린궁에서 푸틴과 대면을 했다. “푸틴 대통령님, 왜 당신은 커서 정치를 하게 되었나요? 가장 기쁠 때와 괴로울 때는 언제였나요?” 리징의 귀여운 질문들이 쏟아지자 푸틴의 입가에는 절로 미소가 새어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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