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파리=글·사진 김수병 기자 hellios@hani.co.kr

재불한국과학기술자협회(이하 재불과협) 박용향(56·파리 자연사박물관 해양환경부 연구교수) 회장은 해류순환 시스템을 연구하는 데 젊음을 바쳤다. 하지만 요즘 박 회장은 해양물리학자로서 대양을 들여다보는 데 많은 시간을 할애하지 못한다. 그보다는 세계 각국에 흩어져 있는 한인 과학자의 네트워크를 만들고 프랑스 교육 시스템에 대해 깊은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파리에 정착한 지 15년이 넘은 그에게 고국은 그리움의 대상으로 끝나지 않는다.
“지난 9월 중순 영국 런던에서 한국인 과학자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해외에서 활동하는 과학자들이 조국의 과학기술 발전에 이바지할 방법을 찾으려는 것이다. 이제 12개 나라에 있는 한인 과학자들이 권역별 네트워크를 만들려고 한다.” 세계한민족과학기술자공동협의회는 박 회장의 제안으로 공동학회를 마련하기도 했다. 선진국에서 활동하는 한국인 과학기술자들이 과학기술 전도사로서 해외와 국내를 잇는 다리 구실을 하도록 하려는 것이었다.
사실 프랑스에 있는 한국인 과학자들이 만나는 것도 쉬운 일이 아니다. 연구 분야도 다르고 활동 지역도 제각각인 탓이다. 자기 분야에 몰입하다 보면 다른 것은 보이지 않기도 한다. 그럼에도 지난 1976년 창립된 재불과협에는 150여명이 회비를 내며 참여하고 있다. “처음에는 유학생이 중심이었지만 요즘은 프랑스 사회에 정착한 사람들 중심으로 협회가 유지되고 있다. 단순한 침목으로 끝나지 않고 국내 학계에 도움을 줄 수 있는 다양한 방안을 찾고 있다.”
박 회장이 프랑스 교육시스템 관련 자료를 모으는 것은 검증받은 교육운용 방식을 고국에 전하려는 까닭에서다. 앞으로 구체적인 도움을 주기 위해 연구 프로젝트화할 계획도 있다. 국내의 이공계 위기가 심각한 양상이라는 소식도 멀미가 날 정도로 들었다. 이것을 극복할 수 있는 실마리를 프랑스의 교육 시스템에서 찾도록 하고 싶은 것이다. 지난 9월28일에는 주OECD대한민국대표부에서 프랑스의 특수목적 대학 격인 ‘그랑 제콜’에 대한 강연도 했다. “국가경쟁력은 인재를 키우는 것에 달려 있다. 우리도 인재 육성에 초점을 맞춘 교육 시스템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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