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ont color="darkblue"> 〈PD수첩〉서 산업연수생 기록과 일일이 대조했으나 실패… 각국 대사관 사진 열람이 최후수단 </font>
▣ 신윤동욱 기자 syuk@hani.co.kr
샤밈의 신원을 찾아주기 위한 보도가 잇따르고 있다.
고통사고를 당해 기억을 잃어버린 이주노동자 샤밈의 이야기는 526호 기사 ‘누가 이 외국인을 모르시나요’에 처음 소개됐다. 기사가 나간 뒤 9월9일치 9면에 샤밈의 사연이 게재됐고, 9월12일 문화방송 에도 샤밈의 이야기가 방송됐다.
수첩 주인인 또 다른 ‘샤밈’은 찾아
9월20일 문화방송 〈PD수첩〉에도 샤밈의 딱한 처지가 방송됐다. 〈PD수첩〉팀은 샤밈의 신원을 확인하기 위해 백방으로 노력했으나 결국 신원을 확인하지 못했다. 하지만 〈PD수첩〉팀은 샤밈의 신원을 찾기 위한 몇 가지 단서를 포착했다. 사고 당시 샤밈이 가지고 있던 수첩의 원래 주인이 밝혀졌다. 수첩 두 번째 장에 적혀 있던 경기도 용인의 ㄷ산업에서 일하고 있는 또 다른 샤밈이 수첩의 원본을 보고 자신의 수첩이 맞다고 확인했다. ㄷ산업의 샤밈은 “수첩 사본을 보고는 내 수첩인지 확신이 없었는데, 수첩의 원본을 보니 내 것이 맞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2년6개월여 전에 수첩을 잃어버렸다고 한다.
ㄷ산업의 샤밈은 “수첩 뒷장의 몇개 전화번호는 내가 적은 것이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PD수첩〉팀은 혹시 그 번호가 다친 샤밈이 적은 번호일지 몰라 추적에 나섰다. 샤밈 프로그램을 제작한 조준묵 〈PD수첩〉 PD는 “뒷장에 적힌 4개의 번호를 추적했지만 아는 사람을 찾는 데 실패했다”고 밝혔다. 황재식 평택외국인노동자센터 대표는 “한 사람의 수첩이라면 적혀 있는 사람들 사이에 연관이 있어야 하는데 도통 연결고리를 찾을 수가 없다”고 답답해했다.
〈PD수첩〉팀은 인도네시아, 필리핀, 버마 등 샤밈의 출신국가로 추정되는 나라 사람을 데려다 샤밈에게 말을 걸어보는 반응조사도 벌였다. 샤밈은 이 조사에서 버마 사람이 말을 하면 손가락을 움직이는 등 반응을 보였다. 하지만 샤밈이 다른 이유로 반응을 보였을 가능성도 있어 샤밈을 버마인으로 단정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PD수첩〉팀은 또 샤밈의 지문을 찍어 산업연수생 명부의 지문기록과 일일이 대조했다. 샤밈이 산업연수생으로 한국에 들어왔을 경우, 샤밈의 지문이 산업연수생 명부에 남아 있을 가능성이 컸기 때문이다. 중소기업협동중앙회를 통해 들어온 산업연수생의 지문 기록은 법무부를 통해 경찰에 넘겨진다. 〈PD수첩〉팀은 전산조회 외에도 수작업까지 하면서 지문을 대조했지만 결국 샤밈의 지문을 찾지 못했다. 산업연수생 명부는 샤밈의 신원을 국내에서 확인할 수 있는 마지막 희망이었다. 조준묵 PD는 “산업연수생도 아니라면 샤밈은 관광비자를 받고 입국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이제 방글라데시, 버마 등 샤밈의 출신국가로 추정되는 나라들의 한국대사관에 협조를 얻어 비자발급 서류에 남아 있는 입국자 사진을 대조해보는 방법이 신원 확인의 ‘최후 수단’으로 남아 있다. 한국방송 팀이 과 〈PD수첩〉팀의 취재 등을 바탕으로 샤밈의 신원확인 작업을 이어갈 것을 검토 중이다. 팀은 해외 취재도 고려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보도 뒤 제보가 들어오긴 했지만…
한편 보도가 나간 뒤 제보가 들어오기도 했다. 의정부의 한 시민이 샤밈이 아는 사람인 것 같다는 연락을 해왔고, 방글라데시 이주노동자가 직접 만나보고 싶다는 연락을 평택외국인노동자센터로 해왔다. 하지만 황재식 평택외국인노동자센터 대표는 “구체적인 이야기를 들어보면 증언의 신빙성이 떨어졌다”고 아쉬워했다. 황 대표는 “사고가 나고 2년이 지나 찾기가 어려운 것 같다”면서도 “많은 사람들이 샤밈을 돕고 있어 희망을 버리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아는 사람의 ‘제보’가 더욱 절실한 상황이다(평택외국인노동자센터 031-618-09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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