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혜정 기자 idun@hani.co.kr
‘세계평화’는 태권브이나 미스월드만의 전유물이 아니다. 인터넷에 접속해 손가락 몇번 까딱하는 수고만 감수하면 우리도 평화를 고민하는 ‘괜찮은 인간’이 될 수 있다.
“전쟁의 야만에서 평화의 성찰로, 타인의 고통을 기억하고 평화의 교육이 이루어지는 곳”, 사이버 평화박물관(<u>www.peacemuseum.or.kr</u>)이 1년여간의 준비 끝에 지난 8월20일 문을 열었다. ‘고통, 기억, 연대’를 모토로 내건 사이버평화박물관은 일본군 위안부 문제부터 한국전쟁, 베트남전쟁, 이라크전쟁으로 이어지는 전쟁의 참상을 고발하고, 현재진행형인 양심적 병역 거부를 얘기하며, 불평등한 한-미 주둔군지위협정(SOFA) 등 전쟁이 남긴 상흔을 기억한다.
지난 3월부터 평화박물관 기획과 실무 등 ‘멀티플레이어’를 자처했던 평화박물관 건립추진위원회의 이기찬(28)씨 감회도 남다르다. 이씨는 “담당자가 세번 바뀌는 파고를 넘어온” 평화박물관 업무를 전담하며, 자료 수집부터 사이트 구성까지 온갖 세세한 일을 도맡았다. 2년여 동안 사회단체에서 간사로 일했던 경험과 그곳에서 웹페이지 기획을 맡았던 경력을 인정받아 평화박물관에 ‘전격 스카우트’됐다. 워낙 인권·평화에 관심이 있던 터라 시작에 대한 망설임은 없었지만, 막상 일을 진행하다 보니 고민스러운 일이 한둘이 아니었다. “보통 운동을 할 때는 싸워야 할 대상이나 목적이 명확하잖아요. 그런데 평화라는 주제를 ‘평화적인 방법’으로 어떻게 보여줘야 할지는 사실 막막하더군요.” 우선 “전쟁이나 폭력으로 고통받은 이들을 기억하고, 함께 성찰한다”는 평화박물관의 기본 정신에 충실하기로 했다. 그리고 이를 위해 △전시관 △나라 안팎의 평화운동을 소개한 ‘평화네트워크’ △평화교육으로 큰 얼개를 잡았다.
온라인의 장점을 최대한 살려, 방문자와의 소통에도 관심을 두고 있다. 방문자들의 의견을 최대한 반영하고 시의성 있게 업데이트도 할 계획이다. 온라인의 장점을 최대한 살리고, 단점을 보완하기 위한 관련 행사들도 차근차근 추진되고 있다. 전국 방방곡곡 남녀노소가 평화의 전도사가 되었으면 바람으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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