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민희 기자/ 한겨레 국제부 minggu@hani.co.kr
육상 영웅의 추락이 그리스 국민들에게 충격을 주고 있다.

그리스 올림픽위원회는 8월14일 밤 그리스팀의 유력한 육상 금메달 후보였던 콘스탄티노스 켄테리스(31)와 그의 여자친구이며 역시 육상 기대주인 에카테리니 타노우(29)의 올림픽 출전 자격을 정지시켰다. 켄테리스와 타노우는 이틀 전 열린 최종 약물 검사에 응하지 않은 채 ‘실종’됐다가 “오토바이를 타다 교통사고를 당했다”며 13일 새벽 뒤늦게 나타났다. 이들은 약물반응에서 양성반응이 나올 것을 우려해 검사를 피하기 위해 교통사고를 거짓으로 꾸몄다는 의혹을 사고 있다.
지난 2000년 시드니올림픽 남자 육상 200m 경주에서 미국의 모리스 그린 등 쟁쟁한 스타들을 제치고 우승하며 그리스 육상 사상 첫 올림픽 금메달을 따냈던 켄테리스는 이번 파문이 일어나기 전까지 그리스인들이 가장 사랑하는 영웅이었다. 거리 이름도 그의 이름을 따 지어졌고 선박에도 그의 이름이 붙었다. 켄테리스는 올림픽 개막식에서도 성화 최종 주자로 나설 것이 확실시 됐으나 이번 사건으로 하루아침에 ‘배신자’로 전락했다. 타노우 역시 시드니올림픽 여자 100m에서 은메달을 딴 유망한 선수였다.
이들의 코치는 “켄테리스가 약물검사를 일부러 회피한 것이 아니라 아테네에 있는 집에서 선수촌으로 소지품을 가지고 오다가 사고를 당해 검사에 빠졌다”고 해명했으나, 두 선수가 거짓말을 했다는 의혹이 커지고 있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긴급 진상조사에 착수했고, 스웨덴 올림픽팀은 켄테리스와 타노우가 제명되지 않으면 경기를 보이콧하겠다고 밝혔다.
그리스 안의 여론도 차갑게 식었다. 언론들도 연일 이들을 질타하고 있으며, ‘약물 없는 클린 올림픽’을 강조했던 아테네올림픽조직위원회 역시 자국의 슈퍼스타가 약물 파문에 빠지자 당황하고 있다. 그리스 경찰은 이들이 사고를 당했다고 주장한 아테네 남쪽 글리파타 지역의 그리스 선수단 훈련장 주변을 조사했으나 사고 증거나 목격자를 찾을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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