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보협 기자 bhkim@hani.co.kr

컴퓨터 프로그래머 이동규(31)씨의 취미는 프로그램 개발이었다. 그런데 그 취미가 일로 바뀌고 나자 새로운 취미거리를 찾아나섰다. 정보의 바다에서 간직할 만한 가치가 있는 것을 찾기 시작했다. 한때 컴퓨터 음악에 심취했던 이씨는 변하지 않는 매력을 지닌 서양 고전음악에 눈길을 돌렸다. 2000년께 본업을 잠시 쉬는 동안 인터넷을 뒤져보니 가요나 팝 등 대중음악 사이트는 많았지만, 동호회 차원에서 클래식 음악을 즐기거나 클래식 음반을 판매하는 사이트 외에 클래식 음악을 체계적으로 정리해놓은 곳은 없었다. 그래서 이씨가 만든 사이트가 클래식 오디세이(www.classicodyssey.com)다.
“제가 마니아들처럼 훌륭한 귀를 가졌거나 오디오에 관해 전문지식을 갖고 있는 것은 아니지만, 질리지 않고 오래 들을 수 있는 클래식 음악은 평생 취미로 적당하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때부터 클래식 미디(MID·(Musical Instrument Digital Interface, 컴퓨터 또는 전자악기 사이에 신호를 주고받기 위한 통일된 국제표준규약) 파일을 찾아나섰죠.”
이씨가 주로 유럽쪽 사이트를 항해하면서 수집한 미디 파일은 약 1만5천개. 중복된 것을 빼고 나면 현재 사이트에는 약 1만2천곡이 수록돼 있다. 그는 이 파일들을 작곡가별로 정리해 데이터베이스화했다.
“취미로 시작하면서 혼자 간직할 게 아니라 공유하자는 취지로 사이트를 만들었는데, 음악을 공부하는 초·중등 학생들이 많이 찾아와 놀랐어요. 내용이 충실해지면 클래식 음악의 인터넷 도서관 구실을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미디 파일의 단점은 사운드 카드의 기능을 향상시키지 않으면 클래식 음악의 중후하고 깊은 맛을 느끼기 힘들다는 데 있다. 하지만 미디 파일을 잘 다루면 또 다른 재미에 빠져들 수 있다고. “예를 들어 바이올린 음원을 타악기로 바꿔 연주해보거나 전체를 늘리거나 부분을 삭제해 편집할 수도 있죠. 베토벤 작품을 즐기면서도 나름대로 변화를 줄 수 있는 재미, 안 해본 사람은 모를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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