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 사진 김수병 기자 hellios@hani.co.kr
“국내에서 첫선을 보이는 판크라스 경기장에서 팬들에게 강한 인상을 심어주려고 했는데…. 더구나 이런 경기에 누구나 오를 수 있는 것도 아니잖아요.” 오는 7월17일 서울 올림픽체조 경기장에서 열리는 ‘2004 월드 판크라스 시리즈 인 서울’에서 일본의 이시가와 유키 선수와 한판 승부를 벌일 예정인 오진철(27·팀맥스) 선수는 요즘 경기를 치를 수 있을지 걱정스럽기만 하다.

한달 전 동료 선수와 스파링을 하던 그는 엄지손가락 아래 합곡 부위 뼈가 골절되는 부상을 당했다. 날마다 인천 계산동의 그랜드마트체육관을 찾지만 타격 훈련은 엄두도 내지 못한다. 세개의 철심을 꽂았는데 땀이 흐르면 부상 부위에 염증이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중학교 1학년 때 유도를 시작한 뒤 그동안 크고 작은 부상을 당했지만 요즘처럼 초조한 나날을 보내지는 않았다.
지난해 휘몰아친 이종격투기 바람이 아니었다면 그는 평범한 생활인으로 지냈을 것이다. 유도를 그만두며 선수 생활을 접은 그였다. 국내의 격투기 강자들이 피의 혈투를 벌이는 모습은 키 187cm에 몸무게 100kg의 근육질 청년을 자극했다. 결국 다시 몸을 만들어 지난해 8월 스피릿 MC 2회 대회에 출전했다. 우세한 경기를 벌였다고 생각했지만 결과는 패배였다.
겨우 예선 한 경기를 치른 그에게 쏟아지는 주위의 기대가 컸다. 유도에서 익힌 그라운드 기술과 힘있는 타격을 높게 평가한 것이었다. 그때부터 생업으로 여기던 일까지 그만두고 연습에만 몰두했다. 그리고 네오파이트 헤비급, 스피릿 MC 3회 대회 등에 잇따라 나갔다. 아마추어로 참가한 ‘김두환배 이종격투기 대회’에서 우승을 거머쥐기도 했다. 하지만 프로무대 성적은 3전3패로 초라하다.
그런 성적의 오 선수가 판크라스 국제대회 참가 자격을 얻은 것 자체가 ‘행운’이다. 국내 선수로는 일본에 진출한 하승진 선수와 그만이 메인 게임(8경기)에 나선다. 하지만 지금은 모든 게 불투명하다. 7월 초에 철심을 뺀 뒤 출전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특급격투사 등용문으로 알려진 판크라스를 통해 메이저 대회인 ‘프라이드’(일본)에 진출하고 싶다.” 어떤 기술이든 맘껏 사용할 수 있는 종합격투기의 매력에 푹 빠진 젊은이의 희망사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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