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보협 기자 bhkim@hani.co.kr
“용천 참사 관련 소식을 전하면서 눈물이 나와 혼났어요.”

지난 3월부터 케이블 방송 KTV에서 (매주 수요일 오후 4시)를 진행하고 있는 ‘통일의 꽃’ 임수경(36)씨가 용천역 폭발 사고를 보는 눈은 남달랐다. 2000년 6·15 남북정상회담 이후 남북 교류가 빈번해지면서 북한 곳곳을 다녀온 사람들이 수만 명으로 늘었지만, 임씨처럼 “북녘 동포들과 같이 숨쉬고 울고 웃고 한 사람”은 없기 때문이다. 1989년 전대협 대표로 북한을 방문했을 때 46일 동안 머물렀고 그 뒤로도 이런저런 이유로 4번을 더 다녀왔다. 그는 현재 방송위원회 남북방송교류추진위 위원으로도 활동하고 있다.
“처음 진행을 맡아보지 않겠느냐는 제안을 받았을 때 박사 논문을 쓰는 학기라 부담스럽기는 했지만 통일을 위해 중요한 일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통일 이후의 국민 통합을 위해서도 남북의 거리를 좁히는 데에 방송의 역할이 굉장히 중요하잖아요. 북녘에 있는 사람들이 같이 보더라도 무리가 없고 북에 대한 관심과 애정이 담긴 프로그램을 만들고 싶어요.”
그러다 보니 전달하는 소식의 성격에 따라 “감정이 이입된다”고 한다. 하지만 뉴스 진행자처럼 아무리 충격적인, 혹은 슬픈 소식을 전할 때의 냉정함이 갑작스레 생기지도 않고 굳이 배우고 싶지도 않다고 했다. 임씨는 “내게 객관적인 사실 전달만을 요구하는 것 같지는 않다”며 “북한 관련 소식이 딱딱하고 재미없을 수도 있는데 색깔로 치면 회색이 아니라 개나리처럼 밝은 색으로 전하고 싶은 것”이라고 말했다.
혹시 임씨의 이런 진행 방식을 친북적이라고 딴죽 거는 이들은 없을까 궁금했다. 임씨다운 답이 돌아왔다.
“친북·용공처럼 부정적으로 쓰여서 그렇지 친북이라는 말이 나쁜 말은 아니잖아요. 친해지지 않고 통일을 할 수 있나요?” 그는 기자에게 지난해에 쓴 책이라며 을 건넸다. 왜 분단이 됐는지, 서로 북녘과 남녘으로 부르자는 이야기, 통일을 하면 무엇이 어떻게 달라질 수 있는지를 어린이들이 이해할 수 있는 수준으로 풀어놓은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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