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경태 기자 k21@hani.co.kr
박철홍(42)씨는 요즘 십자수를 놓는다. 아직은 초보라 서툴지만, 재미가 쏠쏠하다. 첫 작품은 예쁜 휴대폰줄. 10cm가량의 길이에 3시간이 걸렸다.
그가 마흔이 넘은 나이에 갑자기 십자수를 놓게 된 것은 전적으로 부인 김정미(39)씨의 영향이다. 8년 전부터 경기도 고양시 일산 후곡마을에 바느질 재료매장 ‘아트빌리지’를 운영해온 부인과 2년 전 결혼하면서 모종의 프로젝트를 세웠던 박씨는 얼마 전 완성의 기쁨을 누렸다. 웹진과 결합한 자수·수공예품 재료 인터넷 쇼핑몰 ‘바느질닷컴’(www.banuzil.com)을 연 것이다.
“바느질과 전혀 관련 없이 살아왔지만, 이제 적극적으로 배워야 할 운명입니다.” 그는 “바느질만 하고 살지 말자”고 외친다. 자유기고가로 활동하며 사회 문제를 탐색해온 그는 웹진을 잘 꾸미는 걸로 유사 쇼핑몰과의 차별화를 시도하기로 했다. “바느질의 매력은 몰입입니다. 오죽하면 ‘바느질 다이어트’라는 말이 나왔겠어요. 그래도 세상 돌아가는 일에는 관심을 가져야겠죠.” 웹진엔 촘스키 저작에 관한 비평이나 시나리오 작가 김희재씨의 수필 등 다양한 볼거리가 실려 있다.
물론 ‘바느질닷컴’의 본령은 ‘쇼핑’이다. 수공예품의 대표적인 3대 품목인 십자수·퀼트·손뜨개 등을 위한 재료들과 생활소품 완제품들을 2천~3천개 만날 수 있다. 바늘, 실, 원단에서 액자, 열쇠고리, 컵받침, 이불보, 보자기보, 주차알림증, 무릎덮개 등의 재료와 완제품, 각종 생활소품, 관련 서적…. “바느질 마니아들을 위한 모든 것이 있습니다. 게시판을 통해서는 전문지식에 관해 묻고 답할 수 있고요.”
주고객층이 30·40대 여성이지만, 오프라인 매장에선 우락부락하게 생긴 20·30대 남성들도 자주 눈에 띈다고 한다. “여자친구에게 열쇠고리 만들어준다고 재료를 사가는 남성들도 적지 않지요. 저희랑 세대가 달라요.” 박씨는 온라인 쇼핑몰이 어느 정도 정착하면, 웹진을 더 강화해 진보적 색깔을 띠는 ‘바느질닷컴’으로 키울 꿈을 꾸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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