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창금 기자/ 한겨레 스포츠부 kimck@hani.co.kr
“우린 서로 의지하면서 경쟁하는 사이죠.”
한국 여자축구 대표팀의 두 문지기인 김정미(20·영진전문대)와 전민경(19·울산과학대)이 4월18일부터 일본 히로시마에서 열리는 올림픽 여자축구 아시아 예선을 앞두고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현대 축구에서 갈수록 중요해지는 게 문지기. 축구 전문가들은 “팀 전력의 70%까지 비중이 커졌다”고 평가한다. 그런 만큼 책임감도 무겁고 훈련 또한 몹시 고될 수밖에 없다. 파주 대표팀트레이닝센터에서 이뤄지는 오전 훈련 1시간30분 동안에도 골대 한쪽으로 넘어졌다가 공을 잡아낸 뒤 일어나는 것을 수십번 반복해야 한다. 지난해 아시아여자축구선수권대회 문지기로 나섰던 김정미는 “때로는 힘들어서 눈물이 나올 때도 있어요”라고 말한다.
그러나 아무리 힘이 들어도 버텨낼 수 있는 것은 친구 전민경이 있기 때문. 전민경은 울산의 현대청운중학교 시절부터 한솥밥을 먹으며 함께 문지기로 운동을 해온 중학 동창이다. 김정미는 당시에도 친했지만 지금은 “민경이 없으면 못살겠다”고 말한다. 무엇보다 마음이 통하고, 힘들 때 서로 힘이 돼주는 게 고맙기만 하다.
중학 때는 몸이 좀더 통통하고 탄력이 있던 전민경이 주전이었고, 김정미는 후보였다. 지금은 각종 국제대회를 거치면서 노련미까지 갖춘 김정미가 조금 앞서는 상황. 그럼에도 김정미는 “아직 누가 주전 문지기가 될지 몰라요. 그냥 열심히 할 뿐”이라고 웃는다.
아시아에 두장 배정된 여자 올림픽 티켓을 따기 위해서 한국과 같은 B조에 속한 강호 중국을 꺾어야 한다. 14일 출국을 앞두고 여자대표팀의 최후 수문장인 두 신예의 표정에는 자신감이 넘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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