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 사진 이주현 기자 edigna@hani.co.kr
인터뷰를 하기 위해 봄꽃이 피어나는 널찍한 뜰이 딸린 음식점으로 들어서자, 그는 탄성을 질렀다. “아~ 이런 곳이 도서관이 되면 좋을 텐데….” 학교도서관문화운동네트워크(학도넷·공동대표 김용택 외 4명·www.hakdo.net) 최지혜(43) 사무국장은 그런 사람이다. 하루 종일 책과 도서관을 생각하며 산다. 문헌정보학과를 졸업한 뒤 인표어린이도서관 사서팀장으로 일했던 그는 1999~2002년 프랑스 생활을 경험하면서 더욱 맹렬한 ‘도서관주의자’가 됐다.
“아이들을 파리의 일반 학교에 보냈는데, 그곳에선 도서관이 학교의 ‘심장’과도 같더군요.” 교사들은 숙제를 내줄 때 학교 도서관에 가서 조사하라고 했고, 강의교재를 마련할 때도 사서교사들과 의논했다. 아이들 역시 궁금한 것이 있으면 도서관으로 달려갔다. 사서교사들은 어떻게 자료를 검색해야 하는지 자세히 일러주며 해박한 지식으로 아이들의 쏟아지는 질문에 응대했다. 최 국장은 집에서 가까운 구텐베르크어린이도서관에서 자원봉사를 하며 도서관이 지닌 개방적이고 편안한 분위기, 최신 정보와 자료가 잘 갖춰진 시스템에 감탄하는 한편, ‘학교괴담’의 주무대가 될 만큼 먼지 쌓인 우리나라 학교 도서관을 떠올렸다. 이는 귀국 뒤 제대로 된 어린이도서관을 운영하고 싶다는 포부로 이어졌다.
3월27일 창립한 학도넷도 도서관이 지역의 꽃, 학교의 꽃으로 피어나길 바라는 사람들의 뜻을 품고 태어났다. 초·중·고등 학교 도서관의 사서교사뿐 아니라 학부모, 학생, 일반 교사 등 도서관에 관심 있는 사람들 1200명이 발기인으로 참여했다. 최 국장은 학도넷이 해결해야 할 가장 시급한 과제는 교육인적자원부의 학교 도서관 예산 감축이라고 목소리를 높인다. “2002년 정부는 앞으로 5년 동안 한해에 300억원씩 들여 학교 도서관 리모델링을 해나가겠다고 약속했죠. 하지만 2003년 한해 예산이 나오더니 올해는 100억원을 삭감하겠다고 합니다. 교육방송(EBS) 수능강의에는 어마어마한 돈을 쏟아부으면서, 이미 약속했던 예산은 줄이겠다니 말이 됩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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